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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명의 딸 |  | |
| 이사벨 아옌데 : <운명의 딸>
역자: 권미선 / 원서명: Hija de la Fortuna / 원저자명: Isabel Allende / 출판사: 민음사 / 출판일: 2001/7/15 / 쪽수: 438
소설의 주인공인 운명의 딸 엘리사는 소머스 집안의 둘째 아들인 존이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에게서 태어나, 업동이처럼 소머스 집 현관에 버려진다. 그녀의 양 엄마 미스 로즈는 자신이 오빠를 위해 짜준 조끼가 입혀진 것을 보고, 오빠의 딸일 거라 확신하며 양딸로 키우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집안 사람들은 원래 영국인이지만 큰아들 제레미가 일하는 대영 제국 수출입 회사가 칠레의 발파라이소에 세워짐으로서 이곳으로 이주해 온다.
이 이야기는 1843∼1853 사이의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 골드러시가 일어난 시점으로, 엘리사의 연인이 황금열병으로 캘리포니아로 출발, 그를 찾으러 밀항을 시작한다. 엘리사는 냄새를 매우 잘 맡아 요리를 잘하고, 그리 예쁘지는 않지만, 눈치가 빠르고, 상황 판단이 빠른 똑똑하고 강인한 여자로 등장한다. 그의 첫 연인이자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은 사람은 호아킨 안디에타로 매우 진취적이며 자립심 강한 청년이지만, 대영 제국 수출입 회사의 지하에서 물품 정리나 하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며, 그때의 많은 젊은이들이 그랬듯이 금광을 찾아 떠난다. 결국 엘리사가 집을 떠난 4년여만에 그녀의 앞에 나타나지만, 병 속에 머리가 담겨진 채로 회후하게 된다.
엘리사는 식구들 몰래 떠나기 위해 한 중국인의 도움으로 밀항을 시작한다. 힘든 배 여행으로 임신중이였으나 유산되고, 죽을 고비를 몇 차례나 넘긴다. 그럼에도 캘리포니아에 도착해서는 남장을 하고 연인을 계속 찾아다닌다. 남장을 해서 자신이 여자인지조차 잊어버려가며 생활하는 동안,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진정한 우정과 사랑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엘리사가 밀항하도록 도와준 중국인 한의사 타오 치엔은 중국에서 노예로 팔렸으나 운 좋게 한의사집에 다시 팔리면서 기술도 익히고, 아름다운 부인(전족을 해서 발이 작고 예쁜)도 맞이하여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건강이 좋지 못한 부인이 죽은 이후로 방황을 거듭하다, 존 소머스에게 납치당해 배를 타고 항해를 시작하게 되면서 엘리사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결국 우정으로 만나 마지막에는 사랑으로 엮어진다.
저자 이사벨은 동양인이 아닌데도 어떻게 중국인을 그리도 잘 묘사했는지 모르겠다. 타오 치엔이 죽은 부인 린의 영혼을 부르며 명상을 하는 장면이라든가, 그의 죽은 스승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의 장면은 동양인 문화를 알지 못하고서는 묘사할 수 없는 부분이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느낀 거지만, 지은이 이사벨 자신의 얘기가 아주 많이 첨가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사벨은 출신성분이 매우 좋았다. 잠깐 프로필을 읽어보았을 정도이지만, 삼촌이 대통령까지 지냈을 정도면 매우 영향력이 컸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칠레의 대표적인 작가 중에도 이사벨 아옌데는 당당하게 올라 있었다.
책을 다 읽고 그 책에서 나온 장소나 사건들을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다. 소설 하나를 짓기 위해서는 전반적으로 지식이 아주 많아야 하고, 그에 따른 상상력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골드러시나 캘리포니아주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찾아 읽다보니 마치 엘리사가 역사 속에 진짜 있었던 사람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 책은 페미니즘이 강한 책이다. 여자들의 자유가 없는 시대, 성으로 착취당하고, 결혼은 지참금으로 팔려가는 거였으며, 자유가 없었다. 전족(纏足)이 그 단면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예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길을 개척하고 용감하게 살아가는 여인상을 이사벨은 그리고 있다. 엘리사는 영국인 집안에서 요조숙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으면서 자랐고, 좋은 집에 시집보내기 위해 그의 양엄마는 그녀가 어릴 때부터 지참금을 준비해야 했다. 그러나 엘리사는 자신의 연인을 찾아 힘든 여행을 마다하지 않았고, 살아남아 자유를 찾았으며, 우정과 사랑도 찾았다.
역사에는 늘 있었겠지만, 골드러시에 대해 알게된 점이 큰 수확이었다.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결말부분을 너무 흐지부지하게 끝내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이사벨의 다른 저서들과 맞물려 돌아가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지만, 후속편은 읽어보고 싶지 않다.
읽는 동안 출판사의 부주의로 내내 오타가 보이고, 옮긴이의 말 중에는 ˝엘리사의 양모 미스 로즈˝가 ˝이사벨의 양모 미스 로즈˝로 표기되어 있기도 하다. 우리 나라 출판사가 신중하지 못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확인하고 보니 불쾌하고, 작은 것 하나도 신중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교보문고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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