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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
박자경 외 : <무늬>

출판사 : 문이당 / 출판일 : 1998/3/10 / 쪽수 : 334

여자는 역시 봄에 약할까? 요즘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한 것을 애꿎은 날씨에 핑계를 대본다. 나는 이럴 때 심각하게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남들과 비교해서 객관적으로 보고 싶기도 하고, 그 결과 남들보다 비교적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기도 하다. 아내로, 엄마로, 그리고 올해 들어 학부모라는 한가지 책임을 더 맡게 되면서 정신 없이 살아오면서 나를 잊고 지냈던 것 같다.
얼마 전 책장 여기저기에 눈길을 두다가 언젠가 구입하고 분명 한 번은 읽어보았을 <무늬>라는 책을 집어들었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니 문득 문득 익숙한 글귀가 눈에 띄기도 했지만, 오히려 내가 전에 제대로 읽기는 한 것인지 할 정도로 전혀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몇 해 전에 나온 동아일보 중편소설 당선 여류작가들의 소설집으로, 독자들에게 제법 많이 알려진 여성작가들(박자경, 전경린, 한정희, 윤명제, 은희경, 송혜근, 김지수, 송우혜님)이 여성의 삶을 주제로 쓴 글이다. 될 수 있으면 천천히 생각하며 읽고 싶어서 이 책을 다 읽는데 거의 일주일이나 걸렸다. 평소에는 책을 한 번 잡으면 쉬지 않고 읽는데 길들여 있지만 이번만큼은 여유를 부리고 싶었다.
작품마다 주인공이 처한 환경은 많이 달라도 결국 주제는 한 가지인 것 같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무늬를 가지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 무늬를 각자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인지 아니면 운명적인 것처럼 자신 몫의 무늬가 따로 있는지 나도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을 변화시키는 가장 결정적인 것은 ´나이´인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연륜´. 앞만 보고 달려왔던 20대를 지난 내가 이젠 한숨 돌리며 아주 먼 앞날까지 미리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내 나이대가 아닌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귀기울여 듣고 싶다. 과거의 생활에 대한 미련보다는 앞날에 대한 변화가 더 기대되고 궁금한 까닭이겠지만.
이 책 속 많은 여자들의 모습을 속에서 비록 내가 지금의 내 모습을 직접적으로 찾을 수는 없었지만, 그녀들의 이야기 덕분에 이제 얼마 있으면 지나가 버릴 올 봄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내 몫으로 주어진 내 삶의 무늬를 성실하게 지키며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교보문고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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