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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도와 떠도는 사원 |  | |
| 김용규 : <알도와 떠도는 사원>
출판사 : 이론과실천 출판일 : 2001/7/10 / 쪽수 : 271
난, 아직, 정식 등단하지 않은 소설가이다. 등단하지 않았으니, ´소설가´라는 명함이 나에게 적합하지 않지만. 그래도 나는 잠재적인 소설가라고 믿는다.
내가 이 소설을 보는 시각은 하나는 독자의 입장, 둘은 작가의 입장이다.
먼저, 독자의 입장에서 말하면 이 소설은 소위 환타지의 장점으로 독자를 압도한다는 것이다. 방대한 상상력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건의 고리는 뒷골을 다 시원하게 한다.
다음, 이게 중요한 데, 이 소설은 한국 소설 작단의 매너리즘에 시원하게 스트레이트를 날리는 느낌을 준다. 뻔한 소재, 구성, 지지부진한 상상력으로 우리 소설계는 한참 하품을 하고 있었다. 여기에다, 상업주의적 마케팅이 가세해 우리 소설계는 세계 문학의 미아가 된 지 오래였다. 그런데 아무도, 이 점을 경고하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형세에서 이 소설의 의미가 심장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소설은 상상의 자유이며, 소설은 지금 한창 자라고 있는 청소년기에 놓여있다고 하면 난, 개똥철학자가 될 건가? 어쩌면 그리 될지도 모르겠지만, 단, 내가 목에 힘줄을 세워 통해 낸 앞서의 ´소설론적 명제´를 하나의 가설 정도로는 삼아 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너무 고집이 너무 센 걸까?
리얼리즘,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의 간판을 달고 나온 소설이 한국 소설의 창고에 가득하다. 실질적으로 보면 통속 소설의 양이 더 방대할 지도 모른다. 우리 소설 창고에는 갖가지 소설이 넘쳐 나고 있는 형국이 분명한데, 어찌된 게, 근래, 본격문학을 추구한다는 작단에서 나오는 소설 품새는 하나 같이 구태의연했다. 그런 품새로는 어디 가서 싸움의 ´싸´자도 못 꺼내는 게 양심의 도리이건만 어쨌건 우리는 왕왕 전혀 그렇지 않은 일을 보아 왔다.
대한민국 소설의 코흘리개 골목대장이여, 좀, 더 성숙하기를 권장하고 싶다. 이념, 이 아니라 ´이념´의 문제나 순수 본격 문제나 그 어느 것도 이제는 음풍농월에 지나지 않건만, 독자들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이러한 나의 저주어린 푸념에 한 가닥 시원하고 달콤한 팥빙수 같은 이미지를 선사하는 게 이 소설이라고 본다. 환타지, 추리, 지식(앞으로 더 추가할 게 우리 작가들의 손아귀에 놓여 있으리라.) 등등을 망라한 이 소설 상상력의 분방함, 발랑까짐을 나는 주목해본다. 소설이냐, 지식이냐 이건 관념의 게임일 뿐, 현실은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고 소화해 내고 그 과정에서 재수 없는 것은 토해 낸다. 너무 걱정하거나, 안달하지 말자, 역사는 거대한 소화기관이다.
다음으로 기록해야 할 이 소설의 덕목은 영화와 인터넷의 시대에, 소설 살아갈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것 그리고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범세계적인 상상력이다. 이 두 가지에 우리는, 우리 소설계는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다고 본다.
끝으로 고백. 참, 잘 쓴 소설이다, 소설가가 부러울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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