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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늘구멍 |  | |
| 켄폴리트 : <바늘구멍>
역자 : 홍용표 / 출판사 : 예하 / 출판일 : 1994/10/1 / 쪽수 : 422
<바늘구멍>은 영국작가 켄 폴리트의 처녀작으로 미국 추리작가협회상과 애드가 알런 포 상을 수상한 대단한 베스트셀러였다.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도 제작되어 역시 상당히 성공한바 있다. 아주 오래 전 그 영화를 본 기억이 있는데 얼마 전에 다시 TV에서 방영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한글 자막이 있는 대신 성우의 더빙 없이 원어를 그대로 들으며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내친김에 원작소설의 묘미를 느끼고 싶은 욕심이 나서 국내에 번역된 소설을 찾아 읽어보았다.
암호명 디 나델(die Nadel: 바늘)로 영국에서 활동 중인 주인공 헨리 페이버는 2차대전 막바지에 연합군이 노르망디로 상륙할 것인지, 아니면 칼레를 통해 상륙할 것인지를 알아내야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영국은 노르망디로 결정을 해 놓고 남동부 지역에 거대한 군사 기지를 위장 설치하는 양동 작전을 펼치고 있었는데, 히틀러의 전적인 신임을 받는 헨리는 결국 영국의 위장 전술을 눈치채고 그 정보를 본국에 직접 전하려 한다. 그러는 중에 영국 첩보원들의 끈질기고 숨막히는 추격전이 계속 벌어진다.
한편, 아름다운 영국 여인 루시는 불행히도 결혼식 날 자동차 사고를 당해 두 다리가 잘린 전투기 조종사 출신 남편과 함께 스코틀랜드의 조그만 외딴 섬에서 어린 아들 조와 함께 양을 치며 살고 있다. 남편을 사랑하지만 신체 불구로 인한 자격지심으로 남편은 아내를 거부한다. 오직 아들만 바라보며 외로운 생활을 하던 중 그녀는 난파되어 온 헨리와 운명적 만남을 하게 된다. 짧지만 진지하고 격정적인 사랑을 하게 되는 두 남녀는 적군이라는 피할 수 없는 상황에 고통스런 결말을 맺게 된다.
헨리가 독일 스파이라는 것을 눈치챈 루시는 조국을 위해 사랑을 느낀 남자를 할 수 없이 자신의 손으로 죽이게 된다. 루시로 인해 일급 비밀을 전달하지 못해 조국 독일에 치명적인 위험을 가져다주게 되었음을 알면서도 헨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상처투성이의 몸을 이끌고 U-보트를 향해 힘든 걸음을 옮기다 마침내 루시의 마지막 공격으로 생을 마친다. 남편도 잃고, 헨리도 잃은 루시에게 남은 어린 아들 조가 달려와 안긴다.
전쟁, 스파이, 사랑의 삼각구도는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긴박감 있게 전개되는 추격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루시와 헨리의 마지막 장면은 고통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감동의 압권이었다. 원작의 감동이 얼마나 전해질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간혹 보이는 어색한 번역 문장이 있었긴 해도 전체적으로 무리없이 읽을 수 있었다.
재미있고 감동이 있고 박진감 넘치는, 그리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만한 사랑이야기가 있는 아주 훌륭한 작품을 읽게되어 마음이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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