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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신경숙 외 : <부석사>(제25회이상문학상수상작품집 2001년도)

출판사 : 문학사상사 / 출판일 : 2001/2/5 / 쪽수 : 372

부석사를 읽으면서, 전에는 한번도 그런 마음이 든 적이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작가를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석사>는 그런 글이라고 말하고 싶다. 읽어본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이 글은 어떤 사람이 쓴 글일까?´ ´어떤 사람이 쓸 수 있는 인생인가?´하고 궁금하게 만드는 오묘한 글이다.
<부석사>는 실연이라는 밝지 않은 소재를, 그리 무겁지 않게 다루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애인들로부터 실연을 당한 두 남녀가 어색한 친밀함으로 함께 부석사를 향한다. 연인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두 남녀는 오랫동안 자신의 주변을 지켜주던 사람들의 부재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 친밀함을 느꼈을 것이다. 이를테면 이웃한 텃밭에서 상추를 서리한다든지 하는...... 그런 작은 일들은 누군가가 빠져나간 자리에 위로가 되어주게 마련이니까. 그들이 부석사를 향하면서 ´그녀´가 ´그´를 관찰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그가 신은 신발이, 그가 입은 옷들이, 그의 손놀림이, 이야기의 흐름에 세심함을 더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리 완벽하게 계획하지 못한 부석사 여행은 전혀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의 여행으로 향하게 된다.
나는 이 부분에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젊은 남녀의 방황이라고 할까. 잃어버린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제자리를 찾기 위한 여행은 서둘렀지만 결국 상실과 거기에서 오는 혼란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이라는 생각에 찡했다.
<부석사>가 놀라운 것은, 이런 세세한 느낌들을 놓치지 않고 삶에 밀착해서 다루었다는 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사람인가, 궁금하게 했다. 그리고 그날 눈비가 궂은 날이었음에도 시간에 늦지 않고 나타난 신경숙, 부석사의 지은이.......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얼굴을 만들어 가는 일이라는 생각이 충분하게 했다. 글 속에 나타난 주인공들의 수줍음처럼 작가 역시도 자신의 글을 아끼는 사람들에게 많이 수줍어했다. 또한, 가슴을 울리는 글을 쓴다는 것은 저런 얼굴을 만들게 해주는 것이지 하는 만족스러움으로 다가왔다.
완전하게 한쪽으로만 기운 글이 아니라 마음의 상처와 그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평정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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