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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단항구 |  | |
| 올리비에 롤랭 : <수단 항구>
역자 : 우종길 / 출판사 : 열린책들 / 출판일 : 1999/8/20 / 쪽수 : 162
<사랑으로 시작되고 또 그것으로 멈춰버린 삶을>
수단항구.
비가오지 않는 항구 김 서린 유리 속에 떨고 있는 그의 희원이 바람에 내리깔린 해의 그림처럼 무너지듯 다가서지만 불빛의 물결을 버티고 선 항구엔 언제나 기다림뿐이다.
젖이 마르면 아이는 어미의 가슴을 떠나 희미하게 펼쳐진 자신의 운명의 끈에 목을 조이고 위대한 삶을 오로지 자신에게 주어진 몸뚱이로 버티는 법을 배우며 살아가야 하기에 하루의 마지막 불길이 내면의 수렁에 꽂힐 때까지 몽롱하게 취해버린 항구엔 목도리처럼 휘감긴 부식된 철학의 보풀 같은 안개와 아름다운 죽음에 자조하는 쾌감만이 낡은 깃발 그 아래에 서 있을 뿐이다.
온 힘을 다해 꽉 쥐고 짓이긴 담배갑들 속에서 뻐끔거리며 부서진 미소를 아는가? 그것은, 부와 쾌락이 촘촘하게 열을 지은 술병들을 비우며 쑥대밭이 되 버린 정신과 골이 패인 몸뚱이를 이끌고 낯선 것을 화려하게 만드는 하얀 여자들과 달콤한 관습의 놀이를 채우며 손에 잡힐 만큼 낮아진 햇발이 한없이 잡아 늘여 질 때까지 항구의 모퉁이 , 금이 간 유리 속에서 진부하고 속물적인 영혼들이 오붓하게 찍어 놓은 발자국마냥 뒤죽박죽 썩여버린 행복과 자유 속에서 파멸을 꺼내든 육체를 짓이겨 놓는다.
사랑이 할퀴어 놓은 뭄뚱이에 새겨진 잔인한 상냥함이 자비로운 그리움을 쥐고 흘러내릴 때까지 그는 비가 오지 않는 항구에 앉아 텅 빈 공간을 껴안고 보이지 않는 자취를 느끼며 떠나 버린 이의 빈자리에 몸을 기대고 인간이 한번도 보지 못한 황량한 고독을 향해 그의 모두를 흩어버리고 있다.
이제, 부드럽고 단단한 모래에 두 팔을 기댄 바다의 낡은 친절은 사랑으로 시작되고 또 그것으로 멈춰버린 삶을 접어 목매단 사람의 밧줄처럼 매듭진 거만함과 회한에 물든 석조로 그를 안아 재운다. 이 곳 수단 항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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