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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빛비 |  | |
| 아사다 지로 : <은빛 비>
역자 : 김미란 / 출판사 : 문학동네 / 출판일 : 2000/1/20 / 쪽수 : 302
내가 나름대로 생각해 본 아사다 지로의 소설의 공통점은 소설의 시작이 어느 까마득한 과거에서 시작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결코 과거에서 나온 것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아사다 지로의 소설에 하루키의 글에서 느껴진다는 손으로 만져지는 듯한 표현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아사다 지로의 소설은 자신이 그 글을 다 읽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우리를 이끌어간다. 특히 이번 단편집 ˝은빛 비˝가 그랬던 것 같다.
˝은빛 비˝는 유난히 슬픈 사랑 이야기가 많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청승맞다고 볼 수 있고, 동화 같은 이야기도 있다. 나도 평소에는 이런 청승맞고 동화 같은 이야기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특히 이런 점이 강조되다 보면 예쁘기만 한 소설이 나오기 마련이고 이런 현상들은 소설보다도 10대 여학생들을 겨냥한 시집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내가 그런 시집에 돌을 던지고 싶은 것은 시집에 적힌 이야기들이 전혀 피부에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작가가 그런 사랑을 해보았을지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적어도 그런 시집이 작가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근거로 그런 시집을 싫어한다. 그러나 아사다 지로에게는 그럴 수가 없는 것 같다.
이번 단편집에서는 ˝성야의 초상˝이 아마 청승맞고 동화 같은 이야기로 생각해 볼 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사다 지로가 그의 다른 소설에서는 물론이요, 단편집에서 보여주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읽어보면 ˝성야의 초상˝이라는 글도 믿고 싶다.
내가 아사다 지로를 믿고 싶은 이유는 아마도 아사다 지로의 특이한 경력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야쿠자, 군인 같은 특이한 경력을 지닌 그의 이야기를 나는 꼭 믿고 싶다.
아사다 지로의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역시 세상에 조금 더 다가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세상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아사다 지로는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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