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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상담 듣는 여자 |  | |
| 윤명혜 외 : <인생 상담 듣는 여자>
출판사 : 바다출판사 / 출판일 : 2000/1/20 / 쪽수 : 350
<여자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
<인생 상담 듣는 여자>는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었던 여류 작가들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박완서님을 비롯해 윤명혜, 조혜경, 유덕희, 안혜성, 권혜수, 이혜숙, 박재희, 우애령, 노순자, 유춘강 모두 11분이 각자 한 작품씩 내놓았다. 30대 이상의 여자들을 화자로 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가 특별히 국내 소설, 그 중에서도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즐겨 읽게 되는 것은 우선은 같은 여자로서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이 많이 가고 감정이입이 잘 되기 때문이다. 글로써 표현되는 언어의 미묘한 뉘앙스까지도 잘 전달이 되고, 소설이 허구라고는 하지만 그녀들의 작품에서는 솔직함과 현실감이 느껴져 낯설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숨이 절로 터졌다. 소위 배웠다는 여자들이 남편 밥 먹고 살면서 팔자 좋은 여자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하면서도 때로 들쑤시는 자아 실현욕에 몰래 가슴앓이를 하는 모순된 욕구에 대해 일러준들 그가 이해할 것 같지 않았다˝
고 얘기하는 이 책 속의 작가 안혜성님의 말은 마치 내 목소리인 것 같아 움찔 놀라기까지 하게 된다. 작품 하나 하나가 모두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쓴 것처럼 놀랄 정도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고 솔직하다. 내 나이와 엇비슷한 혹은 나보다 더 많이 살아온 소설 속 그녀들의 삶 을 통해서 느끼고 배우는 게 참 많았다.
지나온 시간보다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기대가 더 많기 때문일까, 나는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게 된다. 표제작 ´인생 상담 듣는 여자´는 라디오 인생 상담 프로를 애청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남과 비교하며 오히려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나는 책을 통해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의 내 생활을 비춰보고 앞으로 내가 겪게될 미래의 인생을 그려보며 살고 있다.
책 속의 여자들은 모두 상처와 슬픔, 그리고 몰래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한 채 그냥 살아가고 있다. 그녀들은 평범하지 않은 드라마틱한 인생을 사는 것 같지만, 어찌 보면 우리 모두의 삶이 사실 특별한 것이지 않은가? 모두 저마다 처한 구체적인 상황은 다르더라도 결국은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과 그런 세상을 혼자서 감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현실이다. 물론 여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라, 인간인 이상 우리는 모두 고독한 것이 아닐까? 남들 눈에도 자기 본인 생각에도 아무 것도 부족한 것 없어 보이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더라도 가끔은 본질적인 고독과 마주치게 되는 것이 필연인 것 같다. 아무리 남들이 부러워하며 복에 겨운 신세타령을 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행복한 사람은 글을 쓰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래도 앞으로 내가 만나는 책 속에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이런 작음 바램을 소망하면서 나는 또 다시 조용히 다른 사람들의 세상에 눈을 돌린다.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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