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글 나누기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딸기밭
신경숙 : <딸기밭>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 출판일 : 2000. 2. 28 / 쪽수 : 310

<파란 빛 진흙바다 같은 색의...>
신경숙의 책이 거의 항상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슬픈 이야기를 읽고 싶어한다는 증거일 것이다. 슬퍼서, 너무 슬퍼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자신을 달래 보려는 건지, 아니면 너무나도 행복해서 슬픔이 어떤 건지 한 번 접해 보려고 이 사람의 이야기를 집어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그녀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고, 또 공감을 한다는 것이 아닐까.
신경숙의 책들을 읽어오면서, 정말 저렇게 밑도 끝도 없는 깊은 슬픔 속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 동안 그녀의 책을 몇 권 읽고 어렴풋이라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알아챌 것이다, 그녀가 조금 바뀌었다는 것을.
그녀의 주인공들은 항상 혼자 아프고, 혼자 슬펐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어떤 관계로 맺어지건 간에, 주인공들 옆에는 함께 슬퍼해 주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아픈 상처 후에, 깊은 슬픔 후에 주인공들은 (희망이라 하기엔 너무 초라한) 무엇인가가 곁에 있다는 것을 알고 또다시 생을 살아간다.
이전의 이야기들이 그냥 그렇게 슬픈 채로 그냥저냥 삶을 살아간다 정도로 끝을 맺었다면, 지금의 이야기들은 그래 그런 거지, 그래서 죽지 않고 살아가는 거지, 그 정도로 끝을 맺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나 자신이 그렇게 성숙하지 않은 탓에 그녀의 이야기들이 깊이가 더해졌는지 어땠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단지, 항상 그러함을 뒤로 깔고 있는 그녀의 새로움을 접할 수 있었다는 것이 좋았을 뿐. 그 새로움이란... 예전엔 박하사탕의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엿을 녹여 먹은 듯한 찐득찐득함이 아닐까 싶다.
 
비즈폼
Copyright (c) 2000-2025 by bizforms.co.kr All rights reserved.
고객센터 1588-8443. 오전9:30~12:30, 오후13:30~17:30 전화상담예약 원격지원요청
전화전 클릭
클린사이트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