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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  | |
| 무라카미하루키 :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역자 : 출판사 : 열림원 / 출판일 : 1999.10.1 / 쪽수 : 262
<거기에는 항상 사랑이 있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하루키는, 그럼에도 항상 같은 얼굴로 그곳에 서 있다. 실망스런 면도 없지 않지만, 그 실망스런 부분까지도 너무 하루키스러워서 웃음이 난다. 부족할 것이 없는(그게 바로 부족한 것일 수도 있지만) 30대 중반의 남자가 어린 시절 첫사랑의 연인을 만난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다. 그로서도 그녀로서도 어찌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사랑. 그 모티브는 전경린의 <변명>과도 비슷하지만, 느낌은 너무도 다르다.(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로)
국경의 남쪽.
그것은 넷킹콜의 노래 제목이다. 노래의 가사는 멕시코를 그린 거라지만 이상향을 그리는 마음이라 한다. 태양의 서쪽. 그건 설명이 좀 길지만... 히스테리아 시베리아나라는 병이 있다. 시베리아에 사는 농부들이 걸리는 병이라는데, 사방을 둘러봐도 지평선 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 밭에서 매일매일 일을 한다. 태양이 동쪽으로 뜨면 밭에 나가고 태양이 머리위로 오면 점심을 먹고, 서쪽지평선으로 해가 기울면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그 농부 마음 안의 무엇이 죽는다. 그는 괭이를 내던지고 하염없이 서쪽을 향해 걸어간다. 태양의 서쪽을 향해서, 무엇에 홀린 듯이 며칠이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걷다가 땅에 쓰러져 죽게되는 병. 그것이 태양의 서쪽이다.
결국 첫사랑의 그녀는 사라지고, 그는 아내에게로 돌아온다. 아니 돌아온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아내를 떠나지 못한다. 아내를 떠날 수 없다. 그렇게 아내 옆에 남는다.
글쎄 그것은 이루어진 사랑도 아니고 그렇다고 실패한 사랑이라 할 수도 없다. 사랑은 그런 게 아닐까. 성공하는 것도 실패하는 것도 아니라 그저 사랑이라는 것으로 그냥 존재하는 것.
그래서 만족스럽다. 국경의 남쪽이라는 넷킹콜의 노래도 좋다. 책도 읽고 노래도 들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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