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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북
귄터 그라스 : <양철북>

역자 : 김영석 / 출판사 : 청목사 / 출판일 : 1993. 10. 1 / 560

<난쟁이 오스카르와 양철북>
귄터 그라스는 한 개인의 삶을 통해 그 당시의 사회를 예리하게 고발하고 있다. 그래서 [양철북]에는 상징적이고 비유적인 표현이 많다. 장황하고 구체적인 이 이야기에는 철학적이고 비판적인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오스카르는 자신의 의지에 의해 성장을 멈췄다. 이는 사회의 순리에 반기를 드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악마적인 행동을 하는 그 어린 소년에게서 유추하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양철북´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린 오스카르는 자신이 태어나기 훨씬 이전의 이야기부터 하고 있다. 그것은 자신의 탄생에 운명적이고도 필연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는 성장하면서 많은 양철북을 버리고 얻는데 그것은 그에게 있어 중요한 것이다.
여기에서 양철북은 단순한 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그 사회가 처해있던 상황에서 유일하게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그 무엇이다. 그리고 오스카르의 정신적 성장과도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그것은 하나의 가치관을 상징한다고도 할 수 있다. 낡은 북을 새로운 북으로 교체하는 것은 물리적 시간의 흐름을 가장하면서 오스카르의 의지적 인생관을 나타내는 것이다. 부조리한 상황에서 나름대로의 생각을 굳혀나가는 과정. 결국 양철북을 버린 것은 이때까지 고수해오던 그 무언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북에 대한 집착은 자신의 세계를 지키려고 하는 의지, 새로운 북은 그것을 연거푸 지켜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을 버렸다는 것은 자신의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과의 타협을 시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북을 버리고 난 후, 오스카르는 독립을 결심하고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그것은 나치즘에 빠져드는 소시민적인 모습의 대표자 역할이다. 스승 베브라는 오스카르와 같은 기형으로, 그 당시의 정치적 상황에 기회주의적인 응변을 보이며 오스카르를 끌어들이고자 한다. 오스카르는 그에 부응해 살아간다.
그때 다시 얻은 양철북은 어린 오스카르의 북과는 다른 것이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을 혼란시키고 또 세뇌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그것을 연주함으로써 수입을 얻는 것은 어떤 물질적인 형상을 드러낸다. 후에 오스카르가 ´무명지 사건´으로 정신병원에 감금될 때 그는 그것을 하나의 행복으로 생각한다.
꾸며낸 두려움으로 통쾌하게 웃어버리는 오스카르. 나중에 그가 30세가 되던 무렵,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그 곳으로부터 나와야할 때 그는 고민한다. 아니 어떤 부담감을 갖는다. 그가 가지는 그 부담은 무엇이란 말인가. 예수가 30세에 제자를 끌어들인 것과 같이 자신도 그래야 하지 않나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그. 세상이 자신의 안락을 빼앗는다고 생각하고 또 예수가 자신처럼 등에 혹이 있었다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 그것은 예수가 하나의 메시아로 추앙되고 경배되던 시절, 사회적·정치적인 이유로 그를 죽인 것을 상기하게 한다. 그렇다면 오스카르가 즉, 그 시절의 예수가 기형이었기 때문에 비참한 죽음을 모면할 수 있었단 말인가.
<양철북>은 소설답지 않은 무거움이 있다. 귄터 그라스의 철학적인 이면을 제대로 읽을 수 없어 다소 어려움을 느꼈지만 그 한 권을 읽고 났을 때, 제2차 세계대전 당시를 더 가깝게 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기형적인 소년에게서 느끼는 인간다움, 지극히 인간다운 속성, 그러한 것을 조심스레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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