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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  | |
| 김진명 : <한반도 1>
출판사 : 해냄출판사 / 출판일 : 1999. 4. 20 / 쪽수 : 314
<숨어 있는 진실을 찾아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브랜드는 무엇일까?´
1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세계 60대 브랜드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 들어간 아시아 국가의 브랜드는 일본의 3개뿐이라고 한다. 15위 중 13개가 미국의 브랜드였던 것이다. 어디 이것뿐이랴마는 참으로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란 강대국은 자국은 물론 세계를 지배하고 있고, 우리는 알게 혹은 모르게 그들의 속국이 되어가고 있다. 예전에 우리가 일제의 식민지였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가슴에 담아두면서, 미국의 경제 속국이 되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겉으로 그들은 우리의 영원한 우방이기 때문이다.
´과연 누가 친구이고, 누가 적일까?´
<한반도>를 읽으면서 가장 크게 가슴에 남았던 화두이다.
전에 동해안 잠수함 사건이 발생했을 때, 더러는 햇볕정책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있었다.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이들에게 식량원조가 웬 말이냐, 차라리 서울역 앞 노숙자를 도와주는 게 낫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으나, 참으로 부끄럽고 이기적인 발상이다. 북한 사람은 머리에 뿔이 달린 도깨비쯤으로 교육받고 자라난 우리 세대에게 동포란 아직 낯설고 조금 거리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지금 우리 반쪽에 살고 있는 참혹한 그들의 현실을 보면서 눈물은 흘릴지언정, 돌아서면 우리의 노숙자들을 더 챙기는 안이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를 바로 안다는 것은, 그래서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보여주는 역사만을 받아들인 사람과, 스스로 여러 관점에서 바른 역사를 알고자 노력한 사람은, 북쪽 동포를 위해 밥 한 끼를 굶을 줄 아는 사람과 아직도 그들을 선뜻 우리 동포로 받아들이기 낯설어하는 사람과의 차이처럼 판이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땅에서 바른 역사를 안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너무 많은 것이 베일 속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 그리고 역사에 드러나지 않은 채 감추어지고 묻혀져 버린 진실, 아직도 어둠에 숨겨져 수수께끼로 남은 진실. 그러나 언젠가는 환한 태양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야만 되는 진실. 그러한 진실을 파헤치는 일 또한 글 쓰는 사람의 몫일 것이다.
그것이 허구를 가장한 이야기라도 진실에 근접해 갈 수 있는 문을 열어 주는 일, 보여주는 빙산의 일부보다 숨겨진 더 많은 부분을 짐작토록 사람들의 눈을 틔어주는 일, 그러한 일은 나처럼 역사에 둔감한, 그래서 껴안아야만 하는 동포에게까지 손을 내젓는 이기적인 사람들의 마음에 물꼬를 터주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올바른 역사를 알고, 그 역사 안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는 일은 현재의 우리 모습을 정확히 아는 일이요, 내일의 우리 모습을 예견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진정, 우리는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지금 우리는 어느 시점에 서 있는지...´
우리들 한국인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게 하는 책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통령의 죽음을 통해 그간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이야기를 명쾌하게 풀어간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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