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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는 슬퍼라
황인숙 : <육체는 슬퍼라>

출판사 : 푸른책들 / 출판일 : 2000년 1월 31일 / 쪽수 : 140쪽

요즈음에 기형도 시인의 시집 <입 속의 검은 입>을 다시 읽었습니다. 삶의 비애, 쓸쓸함, 씁쓸함, 막막함이 느껴져서 읽다 말고 시집을 잠시 접어둔 채 잠시 멍하니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삶의 저 너머, 그 건너편을 보는 것이 시인의 숙명일까요. 다시 시집을 펼쳐들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래 전에 읽은 기형도의 친구였던 황인숙 시인의 산문집 <육체는 슬퍼라>를 책장에서 다시 꺼내었습니다. 새카만 표지에 두 남자가 벌거벗은 몸으로 슬픈 춤을 추는 그림이 너무 강렬해서 쉽게 빛 바래지 않을 것 같은 표지의 책입니다. 그 책에는 기형도 시인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두 편의 산문에 실려 있었지요.
기형도 시인은 한때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속편을 쓰고 싶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하는군요. 크라운 산도를 좋아했고, 프렌치파이도, 탐나바도 좋아했다는 시인, 그리고 조스바도! 나는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구체적인 사물들과 함께 살아 있다는 것과 그리고 아무 것도 없을 저 세상 밖의 캄캄한 죽음.
황인숙 시인은 <육체는 슬퍼라>에서 이렇게 쓰고 있었습니다.
˝다시 태어나고 싶다. 진심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 사람에게 세상은 얼마나 살아 볼 만한 것인가? 어떻게 원앙생을 간구할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은 그렇게 쉽게 죽음에 승복하지 않는다. 순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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