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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길 |  | |
| 작품명 : 눈길
작가 : 이청준
쓰여진 때 : 1977년
들어가며
지난 2000년에 수능을 준비하면서 얼핏 부분부분을 읽었던 적은 있었지만 오늘에야 비로소 이 작품을 처음으로 읽어보았다. 어머니의 사랑을 주제로 하는 단순한 구조로서 소설 등대지기 정도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작가의 애틋한 기억 속에 사로잡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청준은 ´눈길´을 자기체험적 소설임을 밝히고 있다. 자신의 노모와 아내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적은 것이고 그에 약간 덧붙임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소설이 1인칭 주인공 시점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
1. 그리움과 증오심
눈길에는 주인공이 고향에 대해 가지고 있는 그리움과 증오심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그것들이 모두 어머니에게로 집약되어있는 것이다. 형의 주벽으로 인해 자수성가를 해야했던 동생은 그러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증오심 사이에서 방황을 하고 있고, 반면 어머니는 모든 것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으며, 그 사이에서 아내는 어머니와 남편을 중재하고자 한다.
증오심만으로 휴가차 내려온 주인공은 점차 그리움이 생겨나고 마지막에 어머니와 아내의 얘기를 엿들은 후에는 그리움에 몸부림치게 된다. 그러나 소설은 여운만을 남긴채 끝을 맺는다. 그 이후의 결말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2. 노인, 빚, 옷괴의 의미
첫째로 주인공은 내내 어머니를 ´노인´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자신의 증오심에서 비롯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자신과 어머니의 관계를 제3자적 관계로 두는 것이다. 즉 거리를 두기위한 것이다. 일례로 주인공은 어머니에게 ´빚´이 없다고 한다. 자신은 자수성가를 했다는 것이다. 즉 어머니와 자신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를 제3자격인 노인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주인공은 내내 어머니가 ´묵은 빚문서´를 꺼내놓을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방에 있는 ´옷괴´를 주인공은 외면하려고 하고 있다. 주벽으로 인해 예전의 집을 잃고 난 뒤 어머니는 주인공과 딱 하룻밤 그 집에서 밥을 해먹이고 잠을 재운다. 마치 사람이 사는 집인 것처럼 하기위해 어머니는 옷괴를 그대로 놓아두었다. 이런 어머니의 배려를 주인공은 애써 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묵은 빚문서가 생겨날까봐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즉 옷괴는 어머니의 사랑과 옛시절의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3. 눈길
주인공과 어머니가 함께 걸었던 눈길을 어머니는 아들을 멀리 떠나보내고 다시 혼자서 되걸어온다. 아들과 함께 눈길을 걸었던 발자국이 선명하다. 이를 보며 어머니는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이러한 눈길은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다. 함께 눈길을 걷고 난 뒤 어머니와 주인공은 각자의 길을 걸었고 주인공의 증오심도 깊어졌지만, 결국 어머니가 혼자 되돌아오며 자식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을 흘렸을 때와 현재 그 이야기를 몰래 엿듣는 주인공이 눈물을 몰래 흘렸을 때가 시공을 초월하여 일치되고 있는 것이다. 어머니는 당시 마을 어귀에 들어와서 햇살이 너무 밝아 자신이 눈물을 흘린 것을 들킬까봐 한동안 마을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듯이 지금 주인공은 전등 불빛이 너무 밝아 자신의 눈물을 숨기느라 일어날 수 없었다. 눈물과 햇빛과 전등, 그리고 부끄러움....... 어머니와 주인공은 시간의 벽을 넘어서서 교감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어머니가 자식을 보내고 되돌아오며 자식과 나란히 걷던 눈길의 발자국을 바라보며 눈물 짓던 안타까움이 내 가슴속에 느껴진다.
˝ 내 자석아, 내 자석아, 너하고 둘이 온 길을 이제는 이 몹쓸 늙은 것 혼자서 너를 보내고 돌아가고 있구나!˝
by 미필적 고의의 잡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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