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글 나누기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테마가 있는 20가지 과학 이야기
돌이켜보면 20세기는 과거 어떤 때보다도 과학기술의 위력이 사회에서 유감없이 발휘되던 시기였다.
이 시기 동안 인간은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볼 수 있게 되었으며, 물질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 역시 엄청나게 확장되었다. 양자 역학과 상대성 이론으로 시작한 물질 세계에 대한 연
구는 대폭발 이론과 소립자 세계를 지배하는 표준 이론의 확립으로 이어졌다. 그뒤 인간은 원자, 쿼
크, 뉴트리노 등 아주 작은 극미 세계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으며, 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는 우
주 저편에서 폭발한 별의 일생도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우리는 상대적으로 단기간 내에 놀라우리만큼의 혁신을 이룬 것이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인간이 자연과 우주를 바라보는 시야는 넓어졌고 현대를 흔히 과학의 시대요 정보의 시대라 칭하
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정보사회의 여러 산물을 이용하여 방대한
양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이러한 소위 ´과학의 시대´에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일반인들에게 다가가는 과학 정보의
양은 극히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접하는 신문이나 TV 같은 매스컴
에서도 과학 정보의 양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적다. 출판물에서도 매년 인문 계통 서적이 쏟아져 나
오는 것에 비한다면 과학 서적은 열악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과학에 관한 정보가 적다는 것은, 정보 테크널러지 세대라 자처하는 우리 모두에게 퍽 모순된 일이 아
닐 수 없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 이번에 내가 읽게 된 ´테마가 있는 20가지 과학 이야기´는 과학에 관심있어
하는 소수의 독자에게만이 아닌 이 시대의 대중을 위해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되어진다. 비록 한가지
주제에 충실한 구성이 아니기에 깊이있는 내용을 접할 수는 없겠지만 그동안 우리가 가졌던 과학에
의 무관심을 충분히 덜어줄 수 있는 책이라 본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20가지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주제도 다양하고 내용도 쉽고 재미있다. 그렇다
고 나는 여기에서 그 20가지 모두를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내가 특별히 관심 있게 읽은 몇 가지
이야기에 대하여 짧은 생각이나마 견해를 적어보려 하는 것이다.

우선 ´충돌하는 천체들´에 관한 것이다. 요즈음도 지구에 상당히 근접하는 여러 소행성들, 혹은 혜성
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기 때문인지 천체들의 충돌에 관한 이야기는 유독 내 관심을 끌었
다. 얼마전 서울대에서 주최하는 자연과학 공개 강연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도 소행성
충돌에 관한 강좌가 마련되어 매우 관심있게 들었던 경험이 있다. 지난해였던가? 미국 나사(NASA)
에서 잘못된 예측을 발표하여 한참 전세계에 종말론이며 멸종론이 떠돌기도 했던 일도 떠오른다. 아
주 잠시나마의 해프닝이었지만 말이다. 이렇듯우리가 이 문제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언제나 예의주
시 하는 이유는 행성 충돌이란 곧 인류사의 단절이며 당장 우리가 한순간에 우주의 잿가루로 날아갈
버릴 위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상당 기간은 이 문제가 인류 초유의 관심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행성 충돌이란 그저 공상 과학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이야기이거
나 혹은 지구와는 몇 만 광년이나 떨어진 미지의 공간에서나 일어나는 일이겠지 싶었다. 뉴스나 신문
지상 등 여기저기서 소행성 충돌 이야기가 들려와도 그냥 해프닝이려니 한 귀로 듣고 흘려 버렸던 적
이 태반이었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 구체적이며 상세한 충돌 보고 자료를 비롯한 과학자들의 견해를
읽어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느낀 것이 사실이다.
소행성 충돌은 결코 아득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며 또한 먼 미래의 문제도 아니였다. 실제로 최근
우리는 재난을 가져올 만한 충돌의 위기를 몇 번이나 아슬아슬하게 넘겼었다. 운이 좋았다면 좋았다
고 해야겠다. 시시각각 지구를 향해 돌진해 오는 소행성과 혜성들은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으
며 그 규모도 자못 상당하다. 지구 대기권에서 타버리는 것들이야 그저 여태 천문학자들의 눈에만 보
이는 것이었기에 망정이지 아마 그런 모든 것들을 느끼게 된다면 우리는 지금 보다 훨씬 상당한 두려
움에 떨면서 살아야했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아찔함이 앞선다.
다음 번의 충돌은 50만 년 후에 일어날 수도 있지만. 5년 후에도 일어날 수도 있다. 통계에 따르자면
소행성이나 혜성의 충돌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비행기 사고로 사망할 확률과 맞먹으며 오히려 홍수
나 회오리 바람 혹은 뱀에 물려 죽을 경우 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매
일 흙먼지 날리는 사회 문화에 젖어 이런 일들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조차 없는 우리네 현대인들은 지
금 저멀리 우주 곳곳에서 지구를 노리면서 달려드는 수많은 천체들의 존재를 얼마나 느끼고 있을는
지......
이런 우리를 자각시키기 위해서였는지 몰라도 몇 년전 ´아마겟돈´과 ´딥임팩트´라는 영화가 무척 커
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등장했던 적이 있었다. 좀전에 언급했듯이 소행성이 어떻고 혜성이 어떻
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그저 해박한 과학자들의 소일거리로만 여겨왔던 일반인들에게 문제의 심각성
을 알려주었던 것이다.
그렇다. 다소 영화가 과장된 면이 있다지만 영화같은 상황은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닥칠지모르는 일
이다. 그러핟고 지금의 기술로서는 막을만한 뾰족한 대안책도 찾을 수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당장의 제 할 일에 급급하여 이러한 전인류적 문제에 무관심한 우리 자신이 아닌
가 싶다. 핵폭탄 수백만개의 위력을 지닌 행성이 언제 날아들지 모른다는데 각 나라 원수들은 핵 폭
탄 하나 두 개에 여간 민감하게 구는 게 아니다. 너무 극단적이고도 과학적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편협
한 사고일지 몰라도 그만큼 우리의 무관심에 노파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우리 모두가 진정 관
심을 가지면서 함께 걱정하고 고민하는 모습이라면 행성도 감동하여 비켜가진 않을까...가벼운 생각
이 스칠 따름이다.

다음으로는 ´클론´, 즉 복제 인간 문제이다. 몇 해전 복제양 돌리를 시초로 하여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복제의 문제는 게놈 지도가 완성되면서 이제는 인간 복제까지 시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책에서는 이런 클론 문제에 대하여 비교적 간단한 과학 용어들을 동원해 이야기하고 있어서 훨씬 이
해하기 쉬웠기에 그동안 궁금했던 여러 내용들이 훨씬 가깝게 다가왔다. 어느덧 과학으로서의 문제
를 넘어서서 인간 윤리 차원에서 거론되어지고 있는 복제 문제이다. 그동안 정말 알고 싶은 것이 많았
던 분야였기에 미래의 의학도를 꿈꾸는 한 사람으로서 역시 소행성 충돌만큼이나 열심히 읽어 보았
다.
클론은 흔히 알다시피 유전적 복제물이다. 그리고 사실 클로닝은 생물들의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
는 현상이다. 유기체가 무성 생식을 할 때마다 그 어머니의 클론들이 태어나는 것이다. 실상 거의 모
든 식물들은 자신을 클로닝한다고 한다. 감자 식물의 덩이줄기, 딸기의 덩굴, 튤립의 구근 등은 도식
물의 클론을 만들어 냄으로써 생식을 한다. 클로닝은 식물이나 동물의 특별한 품종을 한 세대에서 다
음 세대로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이어 갈 수 있는 방법이다. 인류는 식물의 영역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클로닝을 해 온 셈이었다. 그러나 동물의 경우는 식물만큼 무성 생식이 보편적이지 않아 지금껏 클론
을 만들어내는데 심혈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기어이 해내고 말았다. 흔히들 신의 영역이라 일컫는 단계에까지 이르러 버렸다. 이
제 사람들은 DNA 정보를 하나의 개인 신상 명세 자료처럼 활용하고 있다. 아니 활용당한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사람들 개개인이 그동안 숨겨져 왔고 숨기고 싶어했던 유전정보까지 공개됨으로
써 그를 통해 판단 받는 사회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간복제 및 DNA 유전 정보의 치명적 단
점이다. 더 이상 개인의 사생활이 보장되지 못하는 사회는 얼마 큰 혼란을 겪게 될는지 걱정부터 앞서
는 게 당연하다.
뿐만 아니라 ´우월한´ 인간의 정자와 난자를 이용하여 ´우월한´ 할구들을 만드는 ´아기 농장(baby
farm)´이 생겨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자궁 빌려 드립니다´라는 광고 벽보가 여기저기에 나붙을지도
모르고, 나이만 다를 뿐 모두 똑같은 쌍둥이인 가족이 생겨날 수도 있다. 또 다른 쌍둥이가 필요할 때
까지 분리된 할구를 냉동시키기만 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여자가 자신과 똑같은 쌍둥이를 낳는
일도 생각할 수 있고 어떤 아이가 매우 우수한 것으로 판명된다면, 얼려 놓은 그 아이의 클론들을 높
은 값에 팔 수도 있을 것이다.
허무맹랑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 모든 것들은 이미 이 단계에까지 도달한 인간들이 마음만 먹으
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생각할수록 무섭고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여러 폐단을
잘 알기에 세계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가득한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다.
물론 이러한 복제 문제에는 상당 부분 장점이 있으므로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에도 끝없이 질주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리고 이러한 장점이 이 일을 하는 과학자들의 명분이기도 할 것이다. 그동안 난치병
으로 고생해 오던 인류를 구제할 방편을 찾게 되고, 유전병도 고칠 수 있게 되며 각종 컴플렉스적 요
소들까지 미리 수정이 가능하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이런 유용한 용도로만 쓰인다면야 무엇이 걱정
일까? 다만 인간의 절제력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행여 악의를 품고서 히틀러
와 같은 인간을 무작위로 복제해 나간다면 어떻게 될지 불보듯 뻔한 일이 아니겠는가?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이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절제할 줄 알고 현명한 사고를 할 줄 안다. 그렇기
에 우리는 현재 우리의 이성을 믿고 위험 요소가 다분함에도 이 문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유전정보와 클론 문제의 악영향에 대해서 더 많은 걸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장점만을 살릴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인간에게 있으리라는 믿음도 함께 가지게 되었다.
걱정도 되지만 지금껏 인류가 멸하지 않고 이 정도의 문명을 존속, 발전시켜온 데에는 나름의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어차피 이미 시행한 이 문제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모습과
꾸준히 경계하면서도 우리 스스로의 절제력을 신뢰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
다. 그렇다면 정말 각종 질병 따위로 고통 받는 수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찾아줄 수 있을 것이며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중요한 구실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법적 규제를 마련하고 그것을 효율
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클론 문제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며 책장을
덮었다.

´세상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나 스스로를 돌이켜본다면, 진리
의 대양은 발견되지도 않은 채 내 앞에 펼쳐져 있는데, 해변에서 놀면서 간혹 좀 더 고운 조약돌이나
예쁜 조개 껍데기들을 줍느라 정신이 팔린 어린 소년과 같았다고 생각된다´
이 말은 아이작 뉴턴이 250년도 훨씬 더 전에 했던 말이다. 실제로 그는 자기보다 앞 세대의 과학자
들이 그런 것처럼, 고운 조약돌과 예쁜 조개 껍데기들을 발견하였다. 그렇기에 나는 생각한다. 우리
도 앞으로 계속 그러한 고운 조약돌, 예쁜 조개 껍데기를 발견할 수 있다고! 그저 현대 과학을 자신의
편의대로만 이용하고자 하는 이기적 발상에서만이 아니라 좀 더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배운 것 같다.
비록 내가 여기에 적은 내용은 두 가지 뿐이지만 실상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여러 가지 지혜와 안목
을 키울 수 있었다. 또한 그동안 자연 과학에 가졌던 무관심한 태도 역시 반성할 기회를 가졌다고 생
각된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삭막하게만 여기고 물질 문명적 수단으로 매몰았던 과학의 영역이 이제
는 진정으로 아름다운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되뇌어 보았다. 딱딱하게 보일지 몰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곱고 예쁜 조약돌과 같은 것이 과학이라는 것...그것을,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은 이들
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정말로 과학 문명이 시대를 지배하고 이끌어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때이다. 얼마나 이러한 과정
에 효과적으로 적응하느냐에 따라 인류 미래의 희비가 달려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
또 하나의 조약돌, 조개 껍데기를 찾아 끊임없이 드넓은 해변가를 거닐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by정선독후감
 
비즈폼
Copyright (c) 2000-2025 by bizforms.co.kr All rights reserved.
고객센터 1588-8443. 오전9:30~12:30, 오후13:30~17:30 전화상담예약 원격지원요청
전화전 클릭
클린사이트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