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아무래도 좋아요 |  | |
| 아무래도 좋아요.
그때 나는 그렇게 얘기를 했어야 했다. 아무래도 좋다고. 뭔가를 바라고 시작한
일이 아니니까, 아무래도 좋을 거라고. 그때 나는 그렇게 들려 주어야 했다.
바쁘게 살다 보면, 없던 일도 만들어 뛰어다니다 보면,
잊어야지 하는 생각도 잊고 살수 있을 거라고 해야 했다.
담배를 뜯을 때도 생각나고, 시험 준비를 하다가도 생각나고.
이밖에 특별치 않은 일을 하다가도 생각이 나겠지만, 나는 담배를 자주 뜯지도,
매시간 책상을 정리하지도, 항상 시험인 것도, 그렇다고 언제나 특별치 않은 않은
일들만 하고 사는 것도 아니니까, 아무래도 좋아요. 라고 들려 주었어야 했다.
수고했으니까, 그동안 많이 수고하며 살았으니까, 그 많은 얘기 하나도 빠짐 없
이 나와 만들어 준 것으로 충분히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야 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수고하며 만들어 준 그 추억들 때문에
생살이 찢어지는 고통을 감수하며 살아진다 해도…….
어차피 세월이라는 것은 내 편이 되어 줄 테니까.
그렇게 흐르고 흘러서 마지막으로 무엇인가를 버리지 않았느냐고 묻는다면
불쌍하니까. 그 추억마저 없다면 내가 그동안 살아온 게 불쌍하니까 그랬다고.
바보 같지만 별 큰 이유 없이 그래서 그랬었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무엇인가 그때의 그림이 그리워져 떠올리려 할 때
모두 다 생각해 낼 수는 없지만, 정말로 나를 사랑하였구나!
하는 느낌만은 그날과 똑같이 다시 한 번
내 맘속에 들어오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좋아요.
그때 난 그렇게 얘기했어야 했다. 입술 한 번 꿈틀대기도 힘에 부쳤지만 더 이
상 앉아 있을 기력도 없으니까 대충 그렇게 너무 미안해 하지 않도록 그 마음 상
하지 않을 정도로 나는, 아무래도 좋아요. 라고 들려 주었어야 했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와 잠을 좀 자야 했다. 기다리면 더 오지 않는 것이 잠이
라지만 그래도 끝까지 기다려 잠을 좀 자야했다. 오래오래 잘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잠시 눈을 붙이는 설잠이라도 간절히 원해야 했다.
믿지도 않던 하나님이 왠지 꿈 속에서는 나와 얘기를 나눠 주실 것만 같아서 하
나님만 찾았다. 하지만 교회를 가도 안 계시고 거리를 걸어도 안 계시고, 내가 찾
아다니기로 한 모든 곳은 다 찾아다녀도 평소에 내가 믿어드리지 못한 걸 꾸중이
라도 하시듯 어디에서도 나를 만나 주지 않으셨다
먼저 진심으로 빌어드리지 못한 걸 꿈에 사과드리고,
염치없는 부탁이지만 간절히 바라며 빌어야 하는데…….
하나님 하시는 일이 저같이 나약한 인간들을 보살펴 주시고
다독거려 주시는 것이니 어디든 좀 보내달라고,
어렸을 때 동화에서나 만화에서 보고 들었던 불지옥이나
차라리 죽기를 소원하는 어느 곳이라도 망설이지 않을 테니
부탁을 좀 드린다고, 어디가 됐든 여기가 아닌 곳으로 보내달라고…….
그리고 그곳에서는 아무래도 좋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