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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풍경
안개 진 날이면 눈(眼)이 흐리다
달이 훔쳐간 내 반쪽 눈썹 위에
하얀 눈 내리고
그대 기다리다 얼은 가슴
미열의 햇살에 녹아 떨어지곤 했다
손바닥에 새겨두었던 낙엽은
엽서로 부쳐진지 오래였으나
그 긴 말들이 닿기도 전에 계절이 가버릴까
나의 입은 하얀 성에들로 꽉 채워져
서툰 믿음들이 나를 세우지 못하는 날이면
시린 입을 불며 강가로 나가야 했다
흔들리는 수면과 길고 지루한 억새의 몸짓을
지나치는 풍경에 가로로 짜 맞추며
목적 없이 키운 그 가로의 풍경 속에서
내가 찾으려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대의 소식은 연착되어 겨울은 길었고
내가 도려낸 풍경의 조각은
어느 서랍 안의 낯선 편지가 되어
해묵은 날들을 정리하는 날이면
남방을 떠나가는 기러기의
하얀 울음을 들려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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