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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수 - 도산 안창호´를 읽고 |  | |
| 도산 안창호 선생. 아마 이분의 이름을 모르는 한국인은 진정한 한국인이라 부르기 어려울 것이다. 초등학교, 심지어 이르면 유치원 때부터 교과서에서 이 분의 이름을 찾는 것은 손쉬운 일이었다. 해마다 우리는 광복절이 되면 도산 선생님의 존함을 들을 수 있었고 서점에는 그 분에 대한 책만 수백 가지는 될 정도로 안창호 선생님께선 널리 알려진 우리 대한의 애국 투사 중 한 분이시다.
이처럼 우리는 어릴 적부터 도산 안창호 선생님과 그 분이 주창하신 인격의 4요소인 ´무실, 역행, 충의, 용감´ 에 대하여 귀가 닳도록 들어왔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모습을 보자. 우리는 그 분의 업적을 제대로 모를 뿐만 아니라 무실, 역행, 충의, 용감의 사전적 의미만 알 뿐, 그 속에 담긴 선조들의 지혜와 참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속에서 우리 사회는 여전히 도덕적 질서가 흐트러지고 있으며 부당한 이득을 챙기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이 늘어가는 등 부정적인 면이 그치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아마도 이것은 도산 선생님에 대한 사실들이 우리들에게 단순히 주입되었으며, 그 분은 훌륭했고 우리는 그를 본받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일해야 한다는 단편적인 사실들만이 세뇌되었을 뿐 진정 그 분의 사상을 우리의 마음 속으로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 분이 왜 훌륭하다고 추대 받는지, 그리고 그 분이 훌륭한 인격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과 성장 과정, 그 역시 인간이었기에 단점은 없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하여 알고 싶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나라의 경제 위기를 극복할 만한 충고도 듣고 싶었다. 그러나, 선생님은 서거하신 지 60여 년. 그 분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도산의 인격과 품행을 적은 옛 글, 즉 그의 전기문을 통해서였다.
도산 선생님께서 필사의 노력을 기울여 설립하신 흥사단. 놀랍게도 여러 독립 단체 중에는 드물게 흥사단은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으며 이러한 흥사단에서 도산의 일거수 일투족을 세심하게 다룬 전기문을 펴내었다. 학교의 서고를 헤매이던 중 우연히 발견한 안창호 선생님의 전기문은 무려 15년 전인 1984년 출간된 책이었다. 오래돼서 책은 누렇게 변질되었지만 비교적 보존 상태가 좋았다. ´아!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전기를 읽는구나.´ 하는 생각에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흥사단의 창시자가 도산 선생님이신 만큼 좋은 점만을 다루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나의 걱정과는 달리, 책에는 도산 선생님의 장점과 단점이 적절히 조화된 인간적인 면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도산 선생님에 대해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단순히 독립에 대한 열정만을 가진 채 뛰는 가슴을 누르지 못하고 섣불리 일을 추진하신 점이었다. 도산은 신민회와 청년 학우회를 조직하고 흥사단을 창립하였으나 대부분이 일제의 탄압에 해산되었으며, 그후 선생은 오랜 투옥 생활과 미국에서의 망명 생활을 겪어야 했다. 만약 그 분이 조금만 더 신중하셨더라면 일제의 탄압을 피해 효율적인 독립 운동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하느님께서 인간이 실수하도록 만드신 것은 큰 축복이다.˝라 한 것처럼 도산의 이러한 진취적인 행동은 많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사고를 갖게 해 주었으며 새로운 독립 운동의 길을 제시한 것과 아울러 도산 자신의 올바른 인격 함양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그래서 말년에 투옥 생활 중의 안창호는 힘을 앞세운 무모함보다는 말과 지혜를 앞세워 일제를 설복시키고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는데 노력하였다. 그렇다. 도산이 높이 추앙받을 수 있는 요인은 자신의 단점을 인격 수양의 발판으로 삼는 그 정신일 것이다.
도산은 일생동안 끊임없이 자신의 단점을 찾아 그것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였고 자신이 이러한 과정에서 터득한 것을 남들에게 가르치고자 하였으니, 그 핵심이 바로 ´무실, 역행, 충의, 용감´의 네 가지이다. 이러한 네 가지 인격 수양의 요소들은 저마다 다른 의미를 갖고 있지만 결국은 무실의 한 가지 요소로 압축될 수 있다. 우리 민족이 힘써 행하는 ´역행´의 정신, 정의를 추구하는 ´충의´, ´용감´의 정신이 부족한 것은 ´무실´, 즉, 거짓이 없는 정신이 결핍되었기 때문이며 그로 인해 모든 사회악이 발생한다고 도산은 보았다.
현재 우리들을 돌이켜 보면 우리 주변에는 불신과 거짓으로 가득 차 있다. 친한 친구나 심지어는 부모마저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요즘 10대들, 거짓으로 남을 속여 부를 움켜쥐는 사기꾼들, 끊임없이 속고 속이는 남한과 북한,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실´의 정신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실´의 정신이 모든 사회악을 없애고 믿음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완벽해 질 수 없고, 따라서 거짓은 없어질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은 나도 의식하고 있다. 거짓 없이 살아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위의 충고를 듣지만 친구를 속여 이득을 취한 적도 있고 남의 물건을 훔친 적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도산 선생님의 말씀대로 ´무실´의 정신을 추구하고 그를 위해 힘써 노력한다면 현재의 경제 위기 극복은 문제도 되지 않을 것이며 보다 밝고 화목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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