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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이 넘어서 다시 읽는 동화
처음 이 책을 서점에서 봤을 때 한편으로 꽤나 유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때론 유치한 책이 생활에 활력을 주지.. 하는 생각으로 그 책을 구매했다.
책을 읽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도 많아 책을 읽어도 읽은 것 같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독후감을 쓰는 것도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화를 되새겨 주고 그 동화를 20살이 넘어 성인이 되었을 때 다시 읽는다면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지 또 어떤 대목에 주안점을 두고 읽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작가가 성인이 되어 느낀 동화는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신데렐라의 이야기를 모르는 이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어렸을 적 내가 읽은 신데렐라는 착하고 남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어여쁜 소녀였다. 하지만 이 책에서 설명한 신데렐라는 섬세하며 치밀하고 영리한 소녀이다.
재미있는 표현은 보통 여느 소녀같은 경우는 혼자서 당당하게 뒤늦게 도착한 무도회장으로 들어가 눈치보지 않고 어색해 하지도 않으며 즐긴다는 것은 힘든일 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처음 보는 왕자와 춤을 추고 12시가 되어서 상대방이 왕자라는 사실을 무시한 채 급히 사라져 버린 것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녀에 내면에는 왕자가 정말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나를 찾기를 바란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를 찾아낼 것이라는 당돌함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작가의 말에 공감도 가지만 그리 설득력이 있지는 않아 보였다. 다른 동화를 이끄는 방식 또한 마찬가지이다. 억지로 뭔가 결론을 끌어 내려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하지만 그리 생각하는 것 또한 작가의 창조적인 발상이기에 끝까지 작가가 풀어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이 책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바뀌었다. 그냥 막연히 순수한 동화책 한 권을 읽는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지만 마지막은 그리 명쾌하지 않았다.
어쩜 내가 우연한 기회에 다시 동화책을 읽게 된다면 작가가 말한 생각에 사로잡혀 동화를 그냥 동화로 순순하게 읽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지금 동화를 읽는다면 보는 시선은 많이 달라져 있겠지만 어린 기억 속에 남아있는 순수한 감정들을 떠올리며 때론 머쓱한 웃음도 지으면서 읽을 수 있으련만..
그리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니지만 어떤 사물에 대한 다른 시선을 만들어 주었던 책이었던 것 같다.그리고 이번 대구참사를 보면서 현실은 동화와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나를 씁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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