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
그 동안 너무 못한 독서를 해보리라는 마음으로 6권 정도의 책을 샀습니다.
무슨 책을 살까...고민을 많이 했는데 마침 tv에서 ´책을 읽읍시다´라는 프로그램을 하던게 생각이 나서 일단 거기에서 추천해주는 책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 때 산 책 중에 미처 못 읽은 책부터 저의 것으로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괭이 부리말´은 그 곳이 빈민촌의 판잣집으로 빼곡이 들어서기 전에 모습인 ´고양이 섬´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어른들이 가끔 고양이를 괭이라고 부르시던 것을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이 책은 제 마음을 맑게 만들어 주고 제 생각을 겸손하게 만들어주는 동화같은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읽었던 허무맹랑한 이야기의 동화가 아니라 내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조금만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곳을 삶의 동화입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많다. 엄마가 집을 나가고 아빠와 힘들게 살고 있는 쌍둥이 숙자와 숙희..
늘 다락방에서 본드에 취한 모습을 하고 세상을 꿈을 꾸듯 살고 있는 동준과 그의 동생 동수..희망을 찾고 있는 명환이.. 그 아이들을 따뜻한 손길로 감싸주는 영호 아저씨...정신적인 지주 김명희 선생님..
내가 삶을 살면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게 뭘까?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나에게 이런 물음의 답을 자꾸만 자꾸만 찾게 했다. 아니 찾고 싶게 했다.
그 곳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빈민촌이다. 누가 봐도 행복이라고는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모습이다. 삶의 현실조차 그러하게 보인다. 일용직을 해서 하루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어른들에게 버림받고 세상에게 상처받은 아이들..
하지만 그들은 그 곳에서부터 희망을 찾고 있다. 삶의 빛을 먼 곳이 아니라 가까이에서 찾고 있다. 나라면 내가 그 아이들이라면 어땠을까? 스스로 숫한 물음을 던져 보았다.
나라면...글쎄...?
세상에서 왜 이렇게 나만 나쁜일들이 생기는 거지? 왜 나만 이렇게 힘든거야...이런 생각이 내머리를 가득 채운 때가 있었다. 나에게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나 차갑게 느껴지고 나에게 찾아오는 시련들이 너무나도 아프고 가슴시리게 느끼지는 그런 때가 있었다. 중반부까지 책을 읽으면서 그 곳(괭이부리말)에 사람들은 매일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을 아닌지..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숙자와 숙희는 아버지를 잃지만 엄마를 찾았고 영호는 동준과 동수를 자신의 가슴으로 이끌었으며 힘든 선택이었지만 김명희 선생님은 기꺼이 자신의 삶의 일부를 그 아이들에게 내 주었다. 그들이 정말 불행할까? 그렇다면 내가 그들이 불행할꺼라 생각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돈이 없고 그 어느 사람들처럼 좋은 집을 가지지 못해서? 아마도 내 머리는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이 책은 마지막 ´봄´이라는 제목으로 어떤 희망을 대신한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무거운 옷을 벗어버리는 봄이 찾아오면서 그들에게 희망과 사랑이 찾아온다.
책을 덮으면서 나는 그 책을 가슴에 꼭 끌어안아 보았다. 처음 그 책을 열었을 때는 그저 내가 꼭 읽어 내야 할 책이었지만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그 책은 어느새 내가 가슴에 들어와 있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어려운 책이 아니다. ´이 사람이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앞으로 그 사건이 어떻게 전개가 될 것인가?´ 하는 머릿속으로 하는 생각들은 접어두어도 된다. 대신 ´아! 그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 ´쯧쯧! 어떡해.. 얼마나 힘들까?´ ´나라면 더했을 거야.´하는 마음만 가지면 된다.
누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다. 언제나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서 더 많은 것을 누리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의 삶을 한 번쯤 더 점검하게 되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자. 내가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눈을 돌리면 보일 곳에 이 책에 주인공들이 살고 있지는 않을지..
책의 느낌을 글로 적는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너무 횡설수설 글들을 나열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날씨가 너무 갑자기 많이 추워져서 어쩌면 우리의 마음도 갑자기 너무 많이 얼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날씨가 추울 때는 두터운 옷을 입고 몸을 움츠리며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빨리 추위를 피하기 위해 목적지까지의 걸음을 재촉합니다. 우리의 삶과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신이 바쁘고 힘들때는 우리의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제가 가진 것들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너무 많이 모자라다고 생각했던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세세히 따져보니 전 너무나도 많은 것을 가졌더군요..
Copyright (c) 2000-2025 by bizforms.co.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