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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가 -마광수- |  | |
| 내 사랑, 얼굴은 좀 못생겼지만
내 사랑, 그래도 나를 위해
손톱을 아주아주 길게 길러주는
내 사랑, 그 손톱마다
매일 다른 색깔의 매니큐어를 발라주는
내 사랑, 그 긴 손톱을
매일 뾰족하게 날카롭게 갈아
내 사랑, 그 손톱으로 내 몸뚱아리를
매일매일 할퀴고 긁고 찔러주는
내 사랑, 그녀의 눈두덩에
황금빛 아이새도우를 짙게 발라주는
내 사랑, 빗자루같은 긴 인조 속눈썹을 붙여
그것으로 나의 얼굴 따끔따끔 쓸어주는
내 사랑, 입술의 핏빛 립스틱으로
내 목 위에 이마 위에
언제나 달콤한 그림을 그려주는
내 사랑, 언제나 15cm높이의
송곳같이 뾰족한 하이힐을 신어주는
내 사랑, 그 하이힐 굽으로
가끔씩 내 목을 살며시 밟아주는
내 사랑, 언제나 아주 진한 향수를 뿌려
나를 메슥메슥 취하게 하는
내 사랑, 언제나 말없이 나의 품에 안겨
내 가슴을 보드랍게 혀로 맛사지 해 주기만 하는
내 사랑, 항상 무릎 위 30cm의 미니스커트만을 입고다녀
나의 권태를 위로해주는
내 사랑, 목에 무거운 이집풍의 놋쇠 목걸이
귀에는 1kg 무게의 무겁고 투박한 강철 귀걸이를 달아
그 무게에 눌려서라도 내게서 절대로 못가리라고
나를 안심시켜주는
내 사랑, 코에는 코걸이 발목에 발찌
발가락마디엔 발가락찌
손가락마다엔 반지 팔목엔 팔찌 배꼽 밑엔 배찌
내 사랑, 허벅지까지 드리워진 길고 풍성한 머리털,
머리털엔 오색 찬란한 염색물감
내 사랑, 언제나 나의 허무를 관능으로 메꿔주는
내 사랑, 언제나 나의 고독에 노예처럼 매달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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