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글 나누기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겨울 찻집에서 -이하(李夏)-
사내는 늘
언덕 아래로 무너지는
바람을 달고
공원 찻집에 들어섰었네.

벽난로 불빛이
커피를 젖는 동안
사내의 두 손은
솔숲 갈색 그늘로 짠
빈 둥지였네.

가끔, 여닫이 문에 밀려
엇각으로 쓰러지는
담배연기
음악이 한 차례
흐른 뒤에야, 사내는
찻잔을 놓았네.

아, 사내는
겨울에서야
헤진 가슴을 찾는
나의 동족이야. 분명

청둥오리 날개를 따라
이 계절 떠나고 나면
다시금 가슴을 허는 우리는
알지.

빈 찻잔의 온기를
두 손으로 꼬옥 누르면
겨울은 언제나
향기 나는 고독임을.
 
비즈폼
Copyright (c) 2000-2025 by bizforms.co.kr All rights reserved.
고객센터 1588-8443. 오전9:30~12:30, 오후13:30~17:30 전화상담예약 원격지원요청
전화전 클릭
클린사이트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