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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들국화(김녹촌)
바람이나 지나가는
그런 산기슭
귀뚜라미나 우는
그런 풀밭에.

불볕 한여름을
잡초 속에서
쑥부쟁이로 서럽게
숨어 살더니.

어느 무서리 내린 날
아침에사
참았던 웃음
한꺼번에 터뜨리는
들국화야.

한때 뽐내던 모든 이파리들
시들어 쓰러졌어도
서리발에 세수한 듯
오히려 상쾌한 웃음
들국화야.

어두운 그늘 헤치고
피어났기에
하늘에 사무치는 기쁨
아우성
아우성아.

송이송이
별눈 반짝이는
영이의 얼굴이 보인다.
속이빨 하얀 순이의
함박 웃음이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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