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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암 스님 회곡록 1장 - 2편 - 1부 |  | |
| 1장 마지막 비구(比丘)들
◈2편 - 한마디라도 네 자신의 얘기를 해보라 1부◈
죽음의 문턱에 들락거리다가 간신히 회복이되었으나 내 몸은 더 이상
사방사업소의 막노동을 감당할 형편이 못 되었다. 노동을 하지를 못하면
얼마 남지 않은 학교마저 그만두어야 할 처지였다. 내 형편이 어렵게
되자 대창학원 선생님들이 모두 나를 걱정하여 머리를 짜냈다.
내가 무리들 중에 공부를 젤 잘하는데다 독립운동을 하다 쫓기고 있는
송동식의 아들이기도 했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각별히 나를 아끼고 걱정해
주었다. 그분들은 내가 학업을 마칠때까지 학교에서 소사일을 보도록
주선해 주었다. 학교에서 심부름을 하며 돈벌이도 하고 겸하여 공부도
마치게 한다는 베려였다.
선생님들의 고마운 베려 덕분에 나는 간신히 대창학원을 졸업할 수 있었
다. 상급학교에 진학할 길은 처음부터 막혀 있었다. 그러나 내가 졸업을
한 후에도 대창학원 선생님들은 나로 하여금 계속 소사로 일하도록 조치
해 주었다. 한교는 단순한 배움터가 아니라 내게 있어 삶의 터전이었다.
시장에서 살면 장사하는 일을 배우고, 도둑놈 소굴에서 살면 도둑질을
배운다. 학교에서 일을 하다 보니 자연히 공부 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책을 가까이 하게 되었다.내 처지로는 책 한 권 사기 힘들었으나 선생님
들이 읽던 책을 빌려 닥치는데로 읽었다.육신의 배도 늘 굶주렸으나
그보다 마음의 굶주림을 더 참기 어려웠다.
책이 손에 들어오면 밤을 세워 읽었다. 다행스럽게도 선생님들이 보던
책들은 대개가 훌륭한 양서들이어서 이제 겨우 싹을 틔우고 시작한
내 정신 형성에 풍요로운 토양이 되었다. 당시 선생님들이 즐겨 읽던
책들은 주로 톨스토이의 작품들이었다. 나는 그 중에서도 소설보다는
<<인생독본>>이나<<사람들은 얼마만한 땅이 필요한가>> 등의 명상록을
좋아하여 푹 빠져있었다.
인간의 삶의 진실이나 세계와 우주의 질서, 그 비밀에 접근하는 열쇠를
발견한 것처럼 나는 책을 탐닉했고, 틈만 나면 생각에 젖어들었다. 이 책
들은 내게 있어 대학보다 훌륭한 학교였다. ˝한권의 양서는 대학에 필적한
다.˝는 격언은 조금도 틀리지 않는 말이었다.
이런 독서 외에도 나는 와세다대학에서 발행하는 중학 강의록으로 중학교
과정을 공부했다. 혼자서 강의록만으로 중학교 과정을 다 이해하기는 어
려웠으나 옆에서 선생님들이 다투어 도와 주었다.영어.대수.기하.지리.
역사 등 전공 분야에 따라 대창학원 선생님들은 나의 좋은 가정교사가
되어 주었다.
졸업 후 2년 동안 대창학원에서 소사일을 보며 강의록 공부와 독서의
빠져든 결과 내 머리는 조금씩 깨어나고 있었다. 이런 나의 성장을
지켜보던 대창학원 선생님들은 나를 위하여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2부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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