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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자의 편지 |  | |
| 제자의 편지
한 남제자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학창 시절이나 평소에도 별로 편지를 하지 않는 성격이고 해서 꽤나 반가웠다. 이렇게 편지를 하다니 대견하다는 생각으로 편지봉투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런데 보내는 주소가 우체국 사서함으로 되어 있어서 군 입대를 했나 하는 생각을 가지기도 했지만, 이름 앞에 두 개의 번호가 적혀 있었던 것이다. 의아해하면서 봉투를 열어보니 바로 교도소 안에서 편지를 보낸 것이었다.
꽤 큰 충격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고마웠다. 그래도 나한테 마음을 열고 이렇게 편지를 해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고마웠다. 편지의 요점은 이러하였다.
“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잘 대해 주시고 편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선생님 말씀 하나하나가 아직까지 생생합니다. 선생님 이 제자는 이제 선생님 앞에서 얼굴을 못 들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아버지 같은 분이셨고, 우리를 좋은 길로 인도하신 분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 길을 무시하고 나쁜 길로 가 버렸습니다. 선생님께 죄송하다는 말뿐입니다. 선생님, 우리 중학교 동창생들이 공부했을 때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우리 다같이 공부하던 때로 말입니다. 그리고 선생님, 이 편지를 우리 후배들에게도 읽어 주세요. 교훈이 되어서 나 같은 사람이 없게 말입니다.”
학교 다닐 때에도 공부는 비록 떨어졌지만 마음만은 순박하면서도 소처럼 우직하게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해내는 제자이었기에 그런 제자가 교도소에 가서 나한테 온 제자의 편지는 더욱 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현실은 현실로 인정을 해야만 한다. 그 제자에게 믿음과 격려를 주기 위해서라도 자주 연락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은 매일 광주교도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전자서신함 난에 제자에게 편지글을 올리고 있다. 건강함 속에 주어진 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라는 부탁과 교도소 같은 방 사람에 대한 배려와 함께 모두에게 인정받도록 노력하라는 내용들이다. 그리고 미래의 꿈을 위한 많은 사고와 함께 반성하는 시간을 갖도록 당부한다. 순간의 실수로 인해 영위하는 이러한 시간들을 오히려 앞으로의 좋은 계기로 삼아 힘찬 미래의 발전의 기틀을 삼기를 바라면서….
노문영 님 / 광주 광산구 월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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