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兎死狗烹(토사구팽)
兎死狗烹(토사구팽)

[字解]
兎 :토끼 토.
死 :죽을 사.
狗 :개 구.
烹 :삶을 팽.

[意義]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삶겨 먹힌다는 뜻.
곧 쓸모가 있을 때는 긴요하게 쓰이다가 쓸모가 없어지면 헌신짝처럼 버려진다는 말이다.

[出典]
사기(史記:link#1) -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
한비자(韓非子) - 내저설편(內儲說篇).
十八史略.

[解義]
근자에 ´패왕별희(覇王別姬)´라는 영화로 인해 중국의 전통 가극(歌劇)인 경극(京劇)을 간접적으로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영화의 배경이야기인 초패왕(楚覇王) 항우(項羽)와 한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의 싸움을 그린 《초한지(楚漢志)》역시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유명한 이야기이다.
실제 방대한 스케일의 《삼국지(三國志)》못지 않게 사랑과 전쟁의 영웅담(英雄談)을 그린 ´사면초가(四面楚歌)´, ´해하가(垓下歌)´ 등으로 유명한 《초한지》의 이야기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전해진다.

다소 의심이 많고 편협된 인물이었던 유방(劉邦)이 의협심 강한 천하장사였던 항우(項羽)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한신(韓信:link#2)이라는 명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유방과의 술자리에서 다다익선(多多益善)으로 자신의 재능을 설파했고, 배수진(背水陣)의 전술로 그 능력을 확인시켰던 한신은 난세의 영웅인 항우의 초군(楚軍)에게 연패하던 유방으로 하여금 패권(覇權)을 차지하게 만든 1등공신이었다.

하지만 미인박명(美人薄命)이었던지 너무나 뛰어난 능력을 지닌 한신은 《삼국지》조조(曹操)의 신하 양수(楊修)와 같이 자신의 재능으로 인해 단명하고 말았던 안타까운 인물이기도 하다. 그것도 자신이 목숨을 바친 자신의 주인인 유방(劉邦)으로부터 제거되는 운명을 겪는 한신의 심정은 정말 토사구팽(兎死狗烹)을 부르짖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기(史記)》〈회음후열전(淮陰后列傳):한신이 회음에 제후로 봉해져서 회음후는 한신을 의미함〉에 나오는 내용을 보자.

초패왕(楚覇王) 항우(項羽)를 멸하고 한(漢)나라의 고조(高祖)가 된 유방 (劉邦)은 소하(蕭何) 장량(張良)과 더불어 한나라의 창업 삼걸(創業三傑) 중 한 사람인 한신(韓信)을 초왕(楚王)에 책봉했다.(BC 200)

그런데 이듬해, 항우의 맹장(猛將)이었던 종리매(鍾離昧)가 한신에게 몸을 의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고조(高祖)는 지난날 종리매에게 고전했던 악몽이 되살아나 크게 노했다.
그래서 한신에게 당장 압송하라고 명했으나 종리매와 오랜 친구인 한신은 고조의 명을 어기고 오히려 그를 숨겨 주었다.

그러자 고조(高祖)에게 ´한신은 반심(反心)을 품고 있다´는 상소가 올라왔다. 진노한 고조는 참모 진평(陳平)의 헌책(獻策)에 따라 제후들에게 이렇게 명했다.
˝모든 제후(諸侯)들은 초(楚) 땅의 진(陳:河南省 內)에서 대기하다가 운몽호(雲夢湖)로 유행(遊幸)하는 짐을 따르도록 하라.˝
한신이 나오면 진(陳)에서 포박하고, 만약 나오지 않으면 진(陳)에 집결한 다른 제후들의 군사로 한신을 주살(誅殺)할 계획이었다.

고조의 명을 받자 한신은 예삿일이 아님을 직감했다. 그래서 ´아예 반기(反旗) 를 들까´하고 생각도 해 보았지만 ´죄가 없는 이상 별 일 없을 것´으로 믿고서 순순히 고조를 배알(拜謁)하기로 했다. 그러나 불안이 싹 가신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에 술수가 남다른 가신(家臣)이 한신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종리매의 목을 가져가시면 폐하께서도 기뻐하실 것이옵니다.˝
한신이 이 이야기를 하자 종리매는 크게 노했다.
˝고조가 초나라를 치지 않는 것은 자네 곁에 내가 있기 때문일세. 그런데 자네가 나를 죽여 유방에게 바친다면 자네도 얼마 안 가서 당할 것일세. 자네의 생각이 그 정도라니 내가 정말 잘못 보았네. 자네는 남의 장(長)이 될 그릇은 아니군. 좋아, 내가 죽어주지.˝ 하고는 스스로 목을 쳐 죽었다.

한신은 자결한 종리매의 목을 가지고 고조를 배알(拜謁)했다. 그러나 유방은 한신을 포박하게 했다. 역적으로 포박 당하자 한신은 분개하여 이렇게 말했다.

果若人言(과약인언)
狡兎死良狗烹 (교토사양구팽)
高鳥盡良弓藏 (고조진양궁장)
敵國破謀臣亡 (적국파모신망)
天下已定(천하이정)
我固當烹(아고당팽)

과연 사람의 말과 같구나.
교활한 토끼를 사냥하고 나면 좋은 사냥개는 삶겨 먹히고
하늘 높이 나는 새를 다 잡으면 좋은 활은 곳간에 처박히며,
적국을 쳐부수고 나면 지혜 있는 신하는 버림을 받는다고 하더니
한(漢)나라를 세우기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한 내가,
이번에는 유방의 손에 죽게 되는구나.

고조는 한신을 죽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회음후(淮陰侯)로 좌천시킨 뒤 주거를 도읍인 장안(長安)으로 제한했다. 반 독립적인 지역의 지배권을 주면 한신이 언젠가 일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한신은 유방이 자신을 신임하기는커녕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고는 조례에도 나가지 않고 수행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북방 거록(鉅鹿)의 책임자였던 진희가 군사를 일으켰다.
유방이 친히 이를 토벌하러 나간 사이 유방의 아내 여후(呂侯)와 승상 소하(蘇何)가 한신을 반란군과 내통했다는 죄를 물어 체포했다. 장락궁(長樂宮)의 종실(鍾室)에서 그는 무참하게 칼을 맞고 죽었다. 사냥이 끝난 후 끓는 솥으로 들어가는 개의 운명처럼.......

본래 춘추시대(春秋時代) 월(越)나라의 재상 범려가 한 말로 전해지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은 그 후 격언(格言)으로 전해오다가 한신이 형장(刑場)의 이슬로 사라질 때 남긴 이야기로 유명해졌다.
十팔史略에서는 원문이 대구(對句)의 구절로 ˝狡兎死而走狗烹 飛鳥盡而良弓藏(교토사이주구팽 비조진이양궁장)˝이다. ˝교활한 토끼가 죽으니 달리던 개가 삶기고, 높이 나는 새가 사라지니 명궁이 (창고에) 저장된다.˝는 의미인데, 바로 한신이 자신의 심정을 그대로 말한 의미심장한 유언이었다.
교활한 토끼[항우]를 잡기 위해 충성스러운 명견[한신]은 주인 사냥꾼[유방]의 뜻에 따라 힘들고 어려운 추격 끝에 결국 토끼를 잡았지만 토끼를 잡은 사냥꾼은 할 일이 없어지자 자신의 충견을 삶아 먹는다는 이용만을 당한 충신의 심정을 드러낸 말이다.

우리 역사에도 조선조(朝鮮朝)를 세우는데 지대한 공로가 있었던 공신 삼봉(三峰) 정도전(鄭道傳)이 권력의 암투 속에서 제거되고 말았던 일이 있다.
현대사에서도 김영삼 전 대통령 취임 직후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부정축재 파문 속에 ´토끼를 다 잡아 먹은 사냥꾼은 마지막에는 사냥개까지 잡아 먹는다´는 유명한 토사구팽이라는 말을 던져 김영삼 정권 초야에 천파만파를 일으키고 정계를 은퇴한 일이 있었다.
역사 속에서 권력의 주변에서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인물들이 안타깝게 명을 다하지 못하는 운명을 지닌 것을 볼 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자신의 처세(處世)가 세상에 어떻게 전개되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주]《十八史略》에는 고조(高鳥)가 비조(飛鳥)로, 양구(良狗)가 주구(走狗)로 나와 있으나 뜻은 같음.

[同意語]
狡兎死 良狗烹(교토사 양구팽)의 준말.
野獸盡 獵狗烹(야수진 엽구팽)
狡兎已死(교토이사) : 교활한 토끼가 이미 죽었다.
高(飛)鳥盡良弓藏[고(비)조진 양궁장].

[類似語]
得魚忘筌(득어망전) : 고기를 잡고 나서 통발을 잊는다.
甘呑苦吐(감탄고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글/고사성어 서당 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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