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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오늘도 어제처럼
비가 내린다
투명한 언어를 내뱉으며
하늘의 뼈와 살갗을 가진
소나기가 어깨 위로 내려앉는다

온 몸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내게서 떠나려는
나의 영혼이여
나의 넋이여 정신이여
먹빛 검은 비가 머리에 가득하다

한꺼번에 쏟아져 내린
너의 무게에
등이 휘어진 채
우산도 쓰지 못하고
어느 틈에 여기까지 왔을까

무리 지어 부둥켜안고
달아날 길을 찾는 빗줄기여
너무 서두르지 말아라
내게 매달려 있는
지옥들도 모두 가져가거라

너에게 흠뻑 젖어 아직도
썩은 냄새 피우는 것을 보니
아, 나는 아직 죽지 않았구나
너의 따스한 가슴을 만질 수 있으니
아, 나는 여태까지 철 모르고
너를 사랑하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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