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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차가움을 머금은 겨울바람이

플라스틱 의자 위의 엉덩이를 간질거리면

˝아지매 물 좋은 서대 사이소! 쌉니다´

목소리는 작아져만 간다.


드럼통속에서 타오르는

합판의 온기도 차가워져

감각을 잃어버린 피부를 깨우지 못하고


두 눈과 입만 보이는 고동색 마스크는

사명을 다하고자 안간힘을 쓰는데

매서운 겨울바람은 힘차게도 불어닥친다.


불어오는 바람사이로 때늦은 낙엽이 굴러다니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값을 물어보기도 추운 듯

고개 짓으로 가격을 흥정한다.


새벽 5시.

해조차 깨어나지 않은 중앙시장 한 귀퉁이

세상을 향한 소리 없는 전쟁에

쪼글쪼글 나날이 골을 더하는 주름살...

그 속에 들어있는 사랑 한 덩어리.


시장풍경은 차가움과 따사함.

휑하니 지나가는 비릿한 바람

어머니의 속주머니에서 사랑을 끄집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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