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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아무도 말문을 열지 않았다
뙤약볕 내리쬐던 그해 여름
황토 길 굽이굽이 무명행렬들
행렬들, 땅바닥만 보고 걷던 그들은

비척비척 하나둘 버려지는
생활도구들, 밤낮을 걷던 소년에겐
이따금 쿵하는 포성에 논두렁이 뒤집히고
밭 두렁에 엎디는 일 뿐이었다

사날후면 돌아 가리라던 그날
무심히 떠나온 북녘의 그들은
꺼억꺼억 체증처럼 베어낸 반 백년을
아직도 되 색임 질하며 내일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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