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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숲에 앉아 천명도를 그리네 |  | |
| ˝가상 대담을 통해 구현한 16세기 조선 선비들의 일상세계˝
일제 시대 평민 지식인 이찬갑의 생애를 재구성한 <그 나라의 역사와 말>로 한국에서 본격 미시사 연구의 장을 연 백승종 교수가 이번엔 하서 김인후의 삶을 재구성하면서 16세기 조선 선비의 일상사 연구에 도전한다.
하서 김인후(1510~1560)는 16세기의 선비로서, 생전에 퇴계 이황과 더불어 성리학계의 쌍벽으로 손꼽혔던 이다. 또한 그는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그의 시는 <하서시선> 등을 통해 현재에까지 전해져 내려온다. 인간관계의 폭도 넓어, 기대승 등과 교류했으며, 송강 정철 등을 제자로 두기도 했다.
책은 지은이가 하서에게 한 통의 전자우편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서는 그간 ´미시적 민중사´를 표방해온 지은이에게 ´주인공이 노비면 어떻고 선비면 어떠하리´라고 말하며 16세기 조선 선비의 일상사를 구성하다 보면 당신이 주장하는 민중사와 만나는 지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 제안한다. 그리하여, 지은이는 하서와의 대담을 갖게 된다.
물론, 이는 가상의 대화체를 도입한 역사적 서술이다. 지은이는 하서의 문집과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의 사료를 바탕으로 하여 모두 다섯 마당으로 나누어 하서의 삶을 입체적으로 구성한다. 각 마당은 하서의 가족과 친족, 그리고 그가 스승과 벗, 신화로서 맺은 인간관계들과 그리고 관직을 떠나 담양에서 은거하던 시절, 그의 성리철학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는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서 김인후를 통해 돌아본 16세기 조선 선비들의 모습은 일면 단선적으로 보이지만 복합적이고 다양한 국면들을 내포하고 있었다. 남존여비 사상에 물들어 있는 듯 하면서도 자신의 아내를 소중히 여기고 의지하며, 성리학의 대가임에도 즐겨 쓰는 시에선 도교적, 불교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등 중층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었던 것.
이외에도 선비들의 교류를 통해 보는 인간 관계 등을 통해 조선 선비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를 돌아본다. 조선 양반의 가정사에 천착한 <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를 연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 책은 ´선비 개인의 삶´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역사서이지만 과감하게 가상 대담 형식을 도입하여 읽기는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다는 게 강점. 서로를 ´백교수´니 ´하서님´ 등으로 부르는 호칭은 깨나 낯간지럽기도 하고, 각 마당의 앞머리에서 지은이가 하서에게 콜라나 피자, 포도주 등을 권하면서 나누는 얘기들은 피식 웃음이 나올만큼 능청스럽다. - 조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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