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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사춘기 시절엔 종종 지금 살아 숨쉬고 활동하며 희노애락의 감정을 발산하는 내가 언젠가 때가 되면 이 세상에서 죽어 없어져 무의 상태로 돌아갈 거란 당연한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비록 그것이 먼 훗날의 일일지언정 머리에 냉수를 뒤집어쓰듯 정신이 조여짐을 느끼면서 피할 수 없기에 인정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곤 했다.

그러나 아직 인생의 진리를 알았다고 하기에는 한참 건방진 나이지만 죽음에 대해 한걸음씩 가까워져 갈수록 상대적으로 그 두려움은 무뎌지면서 언제 맞닥뜨리든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맞이할 수 있다는, 죽음에 대한 초연함을 얻게 되었다. 거기에는 책의 힘이 컸다. 이 책 또한 죽음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전생을 믿는 사람도 있고, 믿지 않는 사람도 있겟지만 차라리 전생과 환생이 존재한다고 믿어버리는 쪽이 훨씬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면 믿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현생에서의 죽음을 영원한 끝이 아니라 또다른 생을 시작하기 위한 긴 여행이라고 생각하는게 어리석은 걸까.

이 책에서의 중요한 개념은 소울 메이트이다. 첫 눈에 서로에게 강한 이끌림을 느끼거나 처음만난 사이임에도 왠지 친숙한듯한 대상이라면 소울 메이트일 확률이 높다고 했다. 현생을 사는 동안에 부모,친구,연인,부부의 인연으로 한 명 또는 그 이상의 소울 메이트를 만날 수도 있고, 아쉽지만 지금 생에서는 만나지 못하는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비극이 아니라서 이번 생을 건너뛰고 다음 생에서는 만나게 될 수 있는데 그것은 서로의 운명이 보이지 않는 끈으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날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만난다는 말처럼. 그것을 생각하면 지금 내 주위의 사람들이 보다 정겹고 소중하게 여겨진다.

이 책을 읽는동안 소울 메이트를 자신의 짝으로 할 수 있었던 주인공 남녀들이 부러웠다. 나는 늘 영혼이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운명적인 만남을 바래왔기에 그런 사랑을 할 수 없다면 아예 사랑은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세상을 살아왔다.

돌이켜 생각하니 내게도 소울 메이트였음이 분명했던 존재가 있었으나 심리적 게으름으로 놓쳐버리고 말았다. 어떤 경우에도 결단력이 없다면 자기 인생의 주인공 노릇조차 제대로 못해보고 생을 마감하게 되기 때문에 죽음을 만족스럽게 맞이하지 못하고 억울해하고 아쉬워하는 것 같다.

전생, 환생 그리고 소울 메이트... 믿고는 싶지만 과학적, 물증적 확인이 불가능하기에 미심쩍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생에서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았고 현생에서는 지금 내 곁의 사람이 소울 메이트라 믿고 살고, 죽은 다음에 다시 환생할 수 있다고 믿어 버리는 건 어떨까. 그러면 조금쯤은 편안한 죽음을 맞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도 중요하니까. 그러니 죽음을 무덤으로 가는 어둠의 낭떠러지가 아닌,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가는 여행이라고 받아 들이고 싶다. 실제로 아닌들 어떠하리. 그런 방법으로라도 인간은 누구나 때가 되면 죽음에 적응이 되어야 하는게 아닐까.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운명을 거스르는 죽음(자살)까지 미화시키려는 의도는 아니니 오해말기를. 종교를 믿는 사람이라면 주어진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 다만 불치의 병이나 노화로 인한 자연스런 죽음을 앞두었을 때 그 죽음을 너무 두려워하거나,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영원한 이별이라 생각하여 너무 오랫동안 슬퍼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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