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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청산가자
˝쉽게 친해지지는 않지만, 머리 속에 염두에 둘 책˝
읽기에 녹록한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함은, 이 책에 진회숙의 진득한 열정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클래식 오딧세이>를 펴냈던 그녀는, 서양음악평론가로 충분히 유명세를 누릴 만한데 우리 음악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뒤늦게 국악에 뛰어들었다.

이 책은 국악 공부를 시작해 얻어낸 결실이자, 사람들에게 들려주고픈 그녀의 공부이야기다. 평소 국악을 접할 수 없던 까닭에, 또 애써 들으려 하지 않은 까닭에 책에서 말하는 진양조, 자진모리, 계면조 같은 국악 용어가 낯설기만 하다. 책머리에 간단한 용어 해설이라도 달아두었으면, 이리 답답하지는 않았을 텐데 이렇게 원망도 해가며, 자근자근 책을 읽어나간다.

명 국악인을 소개하고, 그들이 가장 잘 탔다던, 그리고 잘 불렀다던 산조, 판소리 등등을 찬찬히 일러준다. 국악인들의 생애와 엮어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국악이 그렇게 대단하진 않소만, 어떻게 한번 들어보겠소?´ 하고 넌지시 던지는 미끼와 같다.

그 미끼를 덥석 물지 못하는 것은, 진회숙의 글솜씨가 짧아서도 설명이 미진해서도 아니다. 다만, 아직은 낯설기 때문에. 그런데, 서서히 책에 물들어가다 보면, <춤추는 가얏고>의 실제 주인공이었다던 함동정월이 당대 최고의 명고수 김명환과 연주한 <산조전집>(뿌리깊은나무)이 슬며시 사고 싶어지는 것이다.

´우리 거니까, 무조건 좋다´나 ´국악이 뭐 어때서?´ 같은 옹졸한 관점이 아니라, 균형있게 그리고 차분하게 국악을 소개하는 책. 바짝 친근감이 느껴지는 건 아니지만, 왠지 머리 속에 국악인들의 이름을 꼭꼭 새겨두게 되는 책. 조심스런 마음으로 이 책을 권한다. - 최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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