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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목안 풍경 VI |  | |
| ˝골목안 사람들과 사진가의 인연이란...˝
<골목안 풍경>이라는 제목이 주는 무게감은 ´안´이라는 단어와 ´풍경´에 있다. ´골목길 사람들´도 아니고 ´골목밖 풍경´도 아니다. 골목안 풍경. 사진작가 김기찬이 1972년부터 2002년까지 찍어온 사진 중에서 세월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진을 중심으로 묶은 사진집 제목이다.
골목안 사람들은, 단 한번 사진가에게 찍혔던 것이 아니다. 그 후로 5년 후, 또 7년 후, 10년 후 이렇게 2번, 3번, 많으면 5번도 찍혔다. 그들이 처음 사진가를 만난 곳은 1970년대 허름한 골목길에서였다. 약속을 하고 만난 건 아니고, 나중에 다시 만나 사진을 찍기로 한 건 더더욱 아니다. 그저 눈에 띄어서 찍었고, 한참을 서로 잊고 살다가 사진가의 수소문으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그들이 서있는 골목안은 그 사이 어떻게 변했을까? 1988년 재개발 바람이 불기 시작한 도화동을 시작으로 행촌동, 공덕동, 중림동마저 차례차례 무너져 내렸다. 그랬다. 사진가는 재개발을 그렇게 표현했다. 그리고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골목과 사람들이 그립다고 했다.
골목안의 무엇이 이들을 다시 모이게 하고 사진가는 왜 몇 차례에 걸쳐 그들을 찍었던 것일까? ˝혹자는 내가 골목에 너무 집착한다고 하지만 골목은 내게 삶을 가르쳐준 ´인생의 배움터´였다. 골목은 나의 고향이었고 나의 안식처였다. 어쩌면 나는 골목에서 사진을 찍은 것이 아니라 인생을 배운 것인지도 모른다.˝
사진찍는 것은 그에게 일이었을진대, 그 일이 삶을 가르치고 안식처가 되주었다니...... 참으로 큰 행복이다. 지금이야 그의 사진작업을 부러워할 이가 많겠지만 그가 사진을 찍기 시작한 1972년에는 그렇지 않았을 것 같다. 사진가에 의해서 골목은 생명을 부여받고, 그뿐만 아니라 다른 이에게도 의미있는 곳이 되었다. 그가 있어서 1972년의 골목들은 그리고 그 안에 살았던 사람들은 또 얼마나 행복한가.
당시 골목안 사람들이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해져 부디 좀더 편안하고 활기차게 살아가기를 사진가와 함께 빌어본다. 이 책이 골목 사진작업의 마지막이라니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다. 그러나 사진작업보다 사람과의 인연을 더 소중히 여겼던 그 마음이 어디 가겠는가. 이제 어떤 작업을 펼치게 될까, 사진작가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 최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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