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나는 고흐의 자연을 다시 본다 |  | |
| ˝고흐의 자리에서 그를 대변하다˝
1947년 정신과 의사인 베르와 르르오가 <반 고흐의 악마성>에서 반 고흐의 정신 상태를 광기로, 반 고흐를 광인으로 단정하면서 ´천재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불안정한 사람´이라고 확증하자, 이에 격앙한 아르토가 단숨에 이 책의 초고를 구상했다.
한 편의 산문시 또는 에세이라 할 이 글에서 아르토는 고흐의 죽음이 광기로 인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난독증에 대한 고흐의 입장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아르토는 ˝나 또한 정신병원에서 9년을 보냈지만 한 번도 자살에 대한 집착은 일지 않았다. 그러나 매일 아침 면담시에, 정신과 의사와 이야기를 나눌 때면 내 목을 매달고 싶은 욕망이 일곤 하는 것은 사실이다. 도저히 의사의 목을 조를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이렇게 고백하면서 반 고흐의 죽음에는 그를 열패감과 죽음의 구렁텅이로 내몬 동생 테오와 가셰 의사의 활약이 감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고흐가 스스로 자살을 원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마지막으로 그린 까마귀 그림과 그가 남긴 생명력 넘치며 밝고 활달한 색과 터치, 풍요로운 자연 이미지에서 찾았다. 또, 고흐의 자화상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것이 반 고흐가 그토록 존재하려고 애쓴 흔적이 아니고 무엇이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이 책에는 반 고흐의 자화상이 여러 점 게재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아르토는 고흐와 같은 처지에서 그를 진정한 친구로 이해하고 그의 입장에서 그를 대변했다고 할 수 있다. 정신질환을 앓은 그가 가셰 의사에게서와 마찬가지로 L의사로 대표되는 정신과 의사들을 신랄하게 비난한 점에서도 이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한편, 아르토가 고흐를 평가하는 언어는 굉장히 나열적이다. 그럼에도 단어 하나하나가 더없이 정확하고 미묘하게 선택되었는데 질 들뢰즈가 ˝아르토는 시니피앙의 벽을 타파한 문학의 절대적 깊이를 달성한 문학의 완성이며 살아있는 신체와 이 신체의 놀라운 언어를 발견한 유일의 작가˝라고 극찬한 그대로다. 그의 언어는 기질적으로 예민해서, 고흐 그림을 대할 때처럼 신경이 팽팽하게 조여지는 느낌이다. - 최성혜
by www.aladdin.co.kr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