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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교육
가장 문명적인 유럽에서 가장 야만적인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반드시 아이러니한 것은 아니다. 작가는 상반되는 요소들을 해학적으로 해석하지만 두 가지는 양립할 수 있다. 인간의 본성에는 다양한 측면들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발달된 문명과 도덕교육은 결과적으로 살육의 현장으로 사람들을 내몰았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저항할 만한 이성이 없어서 복종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양심적 이성은 어떤 힘에 의해 궁지로 몰리게 되는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고 문제의 응어리를 해체해 나갈 저력을 길러야 하는 것이 새로운 우리 문명의 과제이다.

작가는 이러한 핵심적 요소를 기저로 하여 문학적 필체로 15살 소년인 야테크의 시선에서 2차대전 후반의 레지스탕스 운동의 일상들을 풀어나간다. 감자로만 연명해야 하는 힘겨운 빨치산 활동은 우리에게 낯선 것은 아니다. 그것은 소설 <태백산맥>에서 읽어왔던 빨치산 활동의 모습과 상당히 흡사하다.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힘겨운 밀고 당기기는 공교롭게도 문명의 대륙이라 자부하던 유럽과 극동의 한반도의 상황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가장 이성적인 유럽의 문명에서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 살육이 가능한가에 대한 작가의 비통한 심정은 인간의 근본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망상에 불과하다. 그것은 유럽의 교육이 풀어나가야 하고 대안이 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인간 자체에 대한 근원적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유럽의 교육´이라는 제목으로 핵심적 요소를 끌어내어 전쟁에 대한 비참한 양상을 드러내려는 시도는 어설프기 그지없다. 작가가 제시하는 거대한 문제의식과 소설속 상황들의 매치가 불분명한 것이다. 그러나 ´교육´의 관점으로 세상을 관통하여 보려는 시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단서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으며 생각의 꺼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 소설은 유럽에서 상당한 판매 성과를 얻어냈다고 한다. 작가는 유명작가이다. 그것은 그 시대 상황에 적합한 나름의 논리와 호소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그에 적합한 자신의 문제의식으로 읽어나간다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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