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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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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  | |
| ˝있고 싶을 만큼 편안하고 신비로운 그 곳˝
두더지 모울, 물쥐 래트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문제는 비가 와서 소풍을 못가거나, 어제 끓인 차맛이 조금 떫었거나,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를 집에 두고 온 일 정도가 아닐까? 물론, 자동차에 미쳐 패가망신할 뻔한 토드가 있긴 해도 이 이야기는 싱거우리만큼 조용하다. 늦봄 느릿한 바람이 버드나무 가지를 조용히 흔드는 것처럼.
오감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묘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줄거리는 잊어버리더라도, 봄날의 소풍, 꽃향기가 밀려오는 들판, 맛있는 음식 냄새가 피어오르는 식탁, 바람이 낮의 열기를 식혀주는 여름밤에 대한 묘사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정말 묘사 부분들은 시처럼 섬세하고, 기분 좋은 운율이 느껴진다.
이 동화가 오랫동안 사랑받은 이유는 읽는 사람에게 ´있고 싶을만큼´ 아름답고 편안한 배경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사소한 말썽들이 있을 뿐이다. 복잡한 세상사 따위는 쓰레기통에 꼭꼭 숨겨둔 듯, 이야기 속 동물들의 일상은 평화롭고 신비롭기까지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사랑스러운 몰리, 래티와 함께 영국식 정원에서 레몬을 띄운 홍차를 마시는 듯한 한가로움이 주위를 멤돌았다. 이 이야기는 저도 모르게 읽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면서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난 후에도, 영국 시골의 어딘가에서 이들이 아직도 그 뒷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 류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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