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떠돌이 개 |  | |
|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아마도 여름휴가길, 귀찮은 짐덩어리로 전락해버린 개 한 마리가 도로 한가운데 버려진다. 개는 맹렬한 속도로 주인의 차를 쫓지만 이내 뒤쳐지고 만다. 고개를 떨구고 냄새를 킁킁 맡으며 자취를 쫓는 개 한 마리. 사방을 둘러보아도, 보이는 건 끝없는 지평선 뿐이다. 이리저리 헤매어 다니는 동안 그림자만 길게 늘어진다.
사랑하고 믿어왔던 누군가에게 버림받는다는 것-버려진다는 것. 그 쓸쓸함과 막막함의 정서가 개의 움직임과 표정을 통해 가슴 깊숙히 스며든다. 머뭇거림없이 휙휙 그어진 검은 선만으로 채워진 책이지만, 그 안에는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담겼다. 얼핏 아이의 낙서처럼 단순해 보이나, 잘 들여다보면 세심한 관찰에 근거한 훌륭한 데생에 감동하게 된다.
뒤집힌 차를 바라보는 겁먹은 ´표정´, 저기 어딘가를 물끄러미 응시하는 ´시선´,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몰라 주저하는 ´움직임´... 자신의 내면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존재 하나에 마른 가슴이 먹먹해진다.
연필과 하얀 백지만으로 이렇듯 풍부한 울림을 자아낼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며,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의 풍요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많이 쓸쓸하고 아득해지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다.
by http://www.aladdin.co.kr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