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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 앞의 생 |  | |
| 나는 프랑스 여류작가 카롤린 봉그랑을 좋아한다. 그녀의 책 중에서 ´밑줄 긋는 남자´는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다. 나는 ´밑줄 긋는 남자´의 주인공인 콩스탕스에게 바로 이 책,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을 소개받았다.
작품 속에서 콩스탕스는 로맹가리의 매니아다. (에밀 아자르는 로맹가리의 가명) 그녀는 로맹가리의 사진을 방에 걸어두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는 진심으로 로맹가리를 사랑한다. 그가 이미 고인이라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콩스탕스는 그야말로 ´아까워서´ 로맹가리의 책을 읽지 못한다. 로맹가리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더 이상 책을 써낼수 없고 그것은 곧 그의 작품들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로맹가리의 책들을 다 읽어버리고 나면 허탈함만이 남을것 같아서 그녀는 로맹가리의 책을 정말 아껴가며 조금씩 읽는다. 그런 그녀의 태도를 지켜보고 있자니 나는 이내 호기심이 일었다. 로맹가리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대체 그는 어떤 책을 써낸 것일까?
로맹가리의 작품중 첫번째로 읽게 된 것이 바로 ´자기앞의 생´이었다. 과연 로맹가리는 멋진 작가였다. 아주 멋지게 슬프고 안타까운 작가다. 나는 개인적으로 괴짜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로맹가리야 말로 괴짜중의 괴짜이다. 이 책이 공쿠르상을 타게 된 것도 얼마나 우여곡절이 있었던지.. 그것이 로맹가리의 괴짜같은 특성 때문은 아니였는가 싶다.
주인공은 모모이다. 본래 이름은 모하메드.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모모라 부른다. 창녀인 엄마는 모모를 키울 수가 없었고 그래서 로자 아줌마에게 맡겨진다. 로자 아줌마 역시 전직 창녀 출신이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나이가 들어서 일을 할수가 없어졌기 때문에 아이들을 맡아 기르는 일을 한다. 물론 환경은 열악하다. 집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의 7층에 있고 수입도 일정하지 않다. 맡겨진 아이들의 부모들이 돈을 보내줄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으니까. 모모는 생각이 깊고 많은 아이다. 자신의 주변 사람과 환경, 자신에 대해서 관찰하고 생각하며 자기나름대로 해석한다. 모모가 구사하는 문장 하나하나에 밑줄을 그어가며 보게 되었다. 모모는 남과 다른 생각을 할 줄 아는 유쾌한 아이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읽은 분량이 남은 분량보다 점점 많아지고 있음을 느낄때마다 책에서 손을 떼려고 하는 나를 발견할 수가 있었다. 책이 끝나는 것이, 모모와 로자 아줌마의 이야기를 더이상 들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렇게 질질 끌다가 다 읽기는 했지만. 다행인것은 ´가면의 생´이라는 제목으로 모모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뜸들이지 말고 맘껏 읽어도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카롤린 봉그랑의 소설 ´아이들의 입에서´와 느낌이 비슷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콩스탕스 뿐만 아니라 카롤린 봉그랑도 로맹가리를 좋아했던 것일까? ´자기앞의 생´과 ´아이들의 입에서´ 두 작품 모두 내가 매우 아끼는 좋은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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