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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래니와 주이
˝뚱보 아줌마의 비밀˝
어느날 문득 나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 모두가 ´속물´처럼 느껴져 견딜 수 없어지는 때가 있다. 사랑하는 대학생 애인은 잘난척하는 스노브의 얼굴을 하고 있고, 평소 존경해온 교수는 우스꽝스런 겁쟁이일 뿐이다. 미치지 않는 한 나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깨달음에, 가엾은 ´프래니´는 어쩔 줄 몰라한다.

아니,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 거지. ˝만나서 정말 기뻐! 무척 보고 싶었어.˝라고 인삿말을 내뱉는 순간, 자신의 말이 전혀 그런 뜻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죄책감에 휩싸이는 그녀. 온몸의 털을 뻣뻣하게 세운 고양이처럼 예민해진 프래니는, 신경질을 내며 주위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다가 아무 설명 없이 자기 안에 틀어박혀 버린다.

모두들 프래니의 마음을 돌려보려 애쓰지만 쉽지가 않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하지만, 사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마음을 움직이는´ 일 아니었던가. 마음은 불수의 조직이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마음의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강철같은 의지를 지니지 않은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과 싸우며 평생을 보내기 마련이다.

누구나 한번쯤 품게 되는 삶에 대한 의문과 내면의 혼란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익히 보여준 것처럼, 인간 삶의 정가운데를 한번에 꿰뚫는 작가의 솜씨가 탁월하다. 무의미하고 답답해보이는(그러나 결코 지루하지 않은) 대화를 쭉 읽어 내려가다 보면,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커다란 감동을 얻을 수 있다.

프래니의 오빠 주이는 이야기한다. 세상 사람 중에 ´뚱보 아줌마가 아닌 사람은 없다´고. 바로 그 뚱보 아줌마의 정체를 깨닫는 순간 프래니는 마음의 평안을 얻고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평생 안고 가야할 고통스런 목발 하나쯤 있게 마련이다. 인간들 모두가 목발질을 해야 하는 절름발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행복하게 미소지으며 조용히 잠들 수 있다. 진실로, 그러하다. - 박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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