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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가로지르는 반역의 정신 COOL
˝차선도 없을 뿐더러 대중문화 발자취론 대략 쓸만.˝
이 책은 ´cool´(이하 ´쿨´)이 어디에서 왔으며, 어떤 변화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가를 밝히는 대중문화 분석서이다. 한국에서 ´쿨´이 각광받는 표현이 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영미권에서는 이미 1950년대부터 ´쿨´이 하나의 대중문화 코드로 자리잡았다.

´쿨´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저자들은 ´쿨´을 억지로 정의하기보다는 ´쿨´이 어떤 양태로 드러나는가를 추적하고 있다. TV 프로그램, 영화, 잡지, 대중스타, 패션, 음악, 족(族)문화 등등. 이 책이 대중문화 분석서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런데 그 때문에 책에 구멍이 생겼다.

´쿨´ 분석을 위해 대중문화를 살핀다는 게 주객이 전도되어 ˝대중문화 추적=쿨 분석˝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1장 ´쿨이란 무엇인가´와 2장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그 전에 쓴 것이라 ´쿨´ 분석을 조금 볼 수 있다. 이 장에서 ´쿨´이 서아프리카 요루바 문명의 ´이투투(itutu)´에서 출발된 감성(미감 또는 존재양식)임을 알겠는데, 1950년대 쿨포즈가 대중속에 전파된 것과 ´이투투´가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러니까 스윙재즈-비밥재즈-쿨재즈로 가는 과정에서 재즈 뮤지션 사이에서 자생적으로 퍼진 삶의 태도를 어째서 기원전 3000~2000년의 아프리카 요루바에서 찾는다는 건지. 설령 ´이투투´와 ´쿨´이 내용상 일치한다고 해도 아프리카의 요루바가 1940~50년대 재즈 뮤지션에게 영향을 줄 리는 만무하지 않은가?

이런 의문에 답하기 위해 저자들은 아프리카 요루바와 1940~50년대 재즈 뮤지션을 연결하는 ´쿨´ 전달자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꼽는다. 노예제도에 희생되었던 그들은 역설적인 초연함으로 현실에서 ´쿨´한 태도를 유지했다는 것.

정리하면 요루바의´이투투´는 노예(아프리카계 미국인)에 의해서 미국 대륙으로 건너갔고, ´쿨´은 새로운 형태의 수동적인 저항으로 (흑인들 사이에서) 발전해갔다. 이후 본격적으로 재즈 뮤지션들이 백인 청년들에게 ´쿨´포즈를 확산시켰고, 마침내 엘비스 프레슬리에 의해 ´쿨´은 대중산업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제 저자들은 ´쿨´을 빌미삼아 1960년부터 1990년대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대중문화의 흔적을 좇는다. 웬만한 대중스타, 영화, 패션 경향, 음악 스타일은 거의 소개된다. 이동연(옮긴이)의 자세한 주석이 뒷받침되어 모르는 내용도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이 책은 ´쿨´ 분석보다 1960년대 이후 대중문화 통사를 살핀다는 점에서 더 쓰임이 좋다. 이동연의 주석은 손으로 검색하는 수고를 덜어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최소한 사회문화 분석서라고 생각지 않는다면, 읽으면서 실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사실, 현재로서는 ´쿨´에 대한 책이 이것 뿐이라 차선도 없다. - 최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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