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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대디, 플라이
한국인으로서 일본땅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일반화된 차별과 모호한 정체성으로 인하여 무척 힘들고 우울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카즈키에게서 소극적인 한탄의 분위기를 감지해 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자유롭고 긍정적인 사고와 활력 넘치는 일상을 느낄 수 있기에 그의 소설을 읽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출판사의 홍보처럼 제2의 하루키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충분히 가능한 일이리라.

귀여운 딸의 아버지로서, 한 남자로서 일상에 젖어있던 샐러리맨에게 자신의 존재를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유망한 권투선수로부터 부당하게 폭행당한 딸을 감싸주지 못하고 외면한 순간, 아버지로서, 인간으로서의 존재가치가 흔들리게 된 것이다.

공권력에 호소하여 상대방을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가슴의 앙금을 씻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남자의 모습에 공감하고 감동하게 된다. 우리도 답답한 현실에 안주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순간을 후회의 늪 속으로 던져버리고 말았던가...

전작에서 여고 학원제를 습격했던 맑은 아이들이 자긍심 회복을 도모하는 아버지를 지원하는 구성이 재미있다. 스즈키, 박순신, 이시하라를 축으로 하는 대결구도에서 전형적인 악당인-우리 사회에서 많이 발견되는 인종인-이시하라를, 돈과 권력, 제도의 울타리 안에서 오만하게 타인들을 깔보고 무시하는 권투선수를 인간 대 인간으로서 응징하기 위하여 소심한 샐러리맨인 스즈키는 우연히 만난 아이들의 도움에 힘입어 자신을 단련시킨다. 스즈키의 무술사범을 담당하게 되는 박순신은 재일한국인으로서 자신이 느끼는 주변성과 소외감을 뛰어넘어 독자적인 세계를 살아가는 자유인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와 함께 하며 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스즈키는 점점 변화해 간다. 아버지로서, 남자로서, 인간으로서 이전과는 다른 강하고 주체적인 존재로 상승하는 것이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이 박진감 있게 독자를 끌어들인다.

따분한 일상에 무료함을 느끼고 현재의 자신에게 불만스러운 상황에 처해있는 대다수의 현대인들에게 이런 류의 소설은 청량음료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물론 인성의 변화는 쉬운 일이 아니고 너무나 소설 같은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독특한 시선의 유쾌함이 훈훈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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