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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 부모 살 맛 나게 한 아저씨 |  | |
| [노석원님]
요즘이 학기초라서 얼마전 학교에서 학생들의 증명사진을 가져 오라더군요.
그래서 동네에 있는 아저씨의 ‘사진 만들기’라는 사진관에 광수를 데리고 가서
사진을 찍었지요. 물론 사진을 찍으면서 광수가 아저씨 말씀에 잘 따르지 않아서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그래도 아저씨는 용케 아이를 달래가시면서 사진을 찍으
셨습니다. 사실 그런 상황 하나 하나가 지켜보는 부모의 입장에선 불안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한 상황이었지요.
그리고 오늘 사진관에 사진을 찾으러 갔었습니다. “광수 사진 찾으러 왔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아저씨께서 사진을 찾아주시면서 “사진 찍을 때 좀 애 좀 먹었습니다”
하시면서 웃으시더군요. 그래서 미안한 마음으로 “얼마죠?”라고 물었더니 하시는
말씀이 “됐습니다. 그냥 가시죠.” 하시더군요. 이 말씀을 듣고 한편 놀라면서도
이 아저씨가 장애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계신 분이로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미안한 마음에 “사진 값은 받으셔야죠” 했더니 아저씨 말씀이 “사진 찍을 때
마다 아이가 힘들 것 같아 사진을 좀 여유있게 빼놨습니다” 하셨습니다. 사실 사진
값을 안 받겠다고 말씀하실 때만도 이 아저씨가 장애아를 사랑하시는 고마운 분이로
구나 하는 정도의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생각해서 사진을 여유있게 빼셨
다는 말씀에 뒷통수를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듯한 느낌(아마도 감동이었겠지요)
이었습니다. 이런 멍한 느낌은 집으로 올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감동을 가라앉히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 이렇게 장애아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물론 잘사는 나라에서는 제도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많은 혜택을 누리게 해주지만
이분처럼 진정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우리 아이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런 나라에 과연 얼마나 될까? 내 주위에 이런 분이 계신다는 것은 우리나라에도
이런 분들이 상당히 계실 것이고 또한 점점 많아지지 않겠는가라는 소망이 생겨났
습니다. 많은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은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좋은 환경에 살게 하고 싶어 여건만 된다면 이 땅을 떠나 외국으로 이민을 갈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이 생각을 접을 수 있었습니다.
그 희망을 보여주신 분은 힘있는 정치인이나 경제인 장애인단체장도 아니었습니다.
어느 조그만 동네사진관 아저씨였습니다. 아저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 사람의,
아니 한 가족의 생각의 방향과 인생의 방향을 바꿔 놓으신 겁니다. 이러한 주위의
사랑과 이해만 있다면 정부에서 하는 제도적인 조치들이 조금 늦어진다 해도 희망을
갖고 기다릴 수 있겠지요.
[신앙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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