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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계실 때 못다한 마음
[김희연님, 경기도 의왕시]

친할아버지는 1917년생이셨다. 고령이었지만 농구선수 생활을 했기에
건강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던 중 자꾸만 어지러우시다며
병원을 찾았고, 수많은 검사를 했지만 원인이 소화기관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위내시경 검사를 한 결과 위암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암세포가 많이
번진 상태였기 때문에 수술은 선택사항이었다. 나는 이런 일이 드라마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병원에서는 수술하면 기력이 떨어지니까 음식을
조절하며 더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의했다. 할아버지와
우리 가족들도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
할아버지의 병을 알고 나니 마치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세상에서 제일 소중했던 우리 할아버지였고, 정말 곧고 바르게만 사신 분이
었는데. 그래도 다행히 위암은 정말 많은 고통이 따른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소화가 잘되지 않는 것 외에는 별다른 통증을 못 느끼셨다.
그렇게 건강하시던 분이 거동을 못하면서 신발에 먼지가 쌓이는 것을 보게
되었을 때 가족들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더욱 아쉬웠던 것은
내가 매일 찾아뵙지 못해서 하루하루가 다르게 수척해지고 계신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바빠서 그랬다지만 이는 물론 핑계일 따름이다.
2001년 2월 21일, “저녁은 할아버지댁에 가서 먹어야지” 하고 생각했던
바로 그날 아침 이른 시각에 할아버지는 우리 곁을 영영 떠나셨다.
미루고 미루다가 그날 퇴근 후에 찾아뵈려 했는데 할아버지는 나를 기다려
주시지 않았다. 지금도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실 할아버지께 이 글을 받치고
싶다. “할아버지, 이 손녀딸은 평생 할아버지를 가슴 속에 묻고, 사랑하며
열심히 살거랍니다. 사랑해요. 그리고 죄송해요.”

[리더스다이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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