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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수목원
타계 ‘귀화 미국인’ 민병갈 천리포수목원장



8일 별세한 귀화 미국인 민병갈(閔丙葛·82) 천리포 수목원장은 미군 장교로 한국에 발을 디딘뒤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면서 국립공원 태안반도 천리포에 세계적인 수목원을 가꿔냈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천리포수목원은 워낙 아름다워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민씨는 이곳 18만평에 목련 413종을 비롯, 6500여종의 나무를 심어 ‘동화의 나라’ 같은 별천지를 만들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출신인 민병갈씨의 본명은 칼 밀러(Carl Miller)로, 30년 가까이 평일에는 직장일을 하고 매주 금요일이면 이곳에 내려와 나무를 심고 거름을 주는 정성을 쏟았다.

천리포수목원의 명성은 국제적으로 알려져 세계수목협회는 2000년 아시아 최초로 이곳을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선정했으며, 1997년 4월 국제목련학회 총회와 1998년 4월 국제수목학회 총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1945년 9월 미 해군 일본어 통역장교로 처음 한국에 건너온 민씨가 수목원을 본격 조성하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초. 생전에 민씨는 ˝62년 우연히 천리포에 들렀다가 정원이나 꾸며볼까 하는 생각으로 땅을 조금 사뒀다가 71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성했다”고 말했다. 민씨는 그뒤 전국의 산을 찾아다니면서 나무에 관심을 갖고 한 그루 한 그루 심기 시작했다.

이후 매년 씨앗을 채취, 세계 각국에 보내고 대신 종자를 받는 방법으로 수종을 늘려나갔다. 한국은행(52∼82년)을 비롯, 한양증권과 굿모닝증권 고문으로 일하면서 받은 월급과 주식투자 등 으로 번 돈은 몽땅 수목원에 쏟아부었다.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면서 한국의 자연과 풍물을 워낙 사랑해 자신과 직원들이 사는 사택 등 수목원내 건물 12채를 모두 한옥으로 지었을 정도이다. 세계식물지도에 한국이 편입된 것은 전적으로 민씨의 공로라고 국내 식물학계의 원로인 이창복(李昌福) 서울대 명예교수는 밝혔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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