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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패자
2일 저녁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결과를 보기 위해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 모인 민주당원들은 정치권에서 보기 드문 장면을 목격했다.

18살 연하의 김민석(金民錫) 후보에게 1076표 차이로 패배한 이상수(李相洙) 후보는 웃는 얼굴로 연단에 나와 “김민석 후보의 당선은 단순한 당선이 아니라 우리 당의 승리”라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선거기간 동안 젊은 김 후보가 우리 당의 외연을 한껏 넓힌 것에 감명받았다”며 “앞으로 미력하나마 김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당원들 사이에서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나왔다.

이 후보의 발언이 이어졌다. “나는 내가 가진 서울시에 대한 비전을 김 후보를 통해서 펼치도록 하겠다. 우리 모두 ‘김민석 서울시장’을 향해서 진군(進軍)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기립, 이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승자인 김민석 후보가 연설을 마쳤을 때보다 더 많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를 지켜보던 백발의 한 대의원은 “모처럼 승부에 깨끗이 승복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아름다운 패배자’가 된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이 후보는 지난 92년 14대 총선에서 탤런트 출신의 이순재씨와 맞붙어 낙선했을 때도, 즉각 패배를 인정하고 환한 웃음으로 상대방을 축하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 이순재씨는 올해 초 이 후보의 선거운동용 뉴스레터에 “당시 나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정치의 계절이다. 유달리 당내 경선이 많은 올해, 자신에게 불리하면 아예 경선 자체를 하지 않으려 하거나,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후보의 깨끗한 패배 승복이 더욱 눈에 띄는 것 같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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