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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잠 못 이루는 가을밤에
이별을 마치 처음 당하는 사람처럼
밤의 심장 주위를 계속 맴돌고 있다
사랑이 부서진 별쪼가리에 눈 부시다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
이태리 법랑 커다란 목욕조 위로
방금전에 흘러넘친 물처럼 반짝거린다

밤은 그렇게 종잡을 수 없는 것
벽 뒤에 숨어있던 것들이 튀어나와
만남과 이별의 의미를 더해준다

삶 자체가 허무에로의 귀환 여로
거대한 기만덩어리가 아니었던가
슬픔과 고통의 의미를 더해준다

모래를 황금으로 보던 눈으로
죽음의 터널을 향해 길게 뻗어있는
녹슨 레일을 따라 걸어온 길이 아닌가

악이 가면을 벗고 나를 빤히 바라본다
한 대 쳐서 부서져 없어질 악이 아니므로
나는 아주 슬픈 눈빛으로 오래도록 바라본다

저녁햇살에 반짝거리는 유리조각에 취하였으니
대기중에 뿌옇게 떠도는 빛가루를 들이마셨으니
기만 만은 아니었다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가을 밤하늘을 뒤덮고있는 먹구름을
벌써전에 차가와진 입김으로 불어보내고
얼기 설기 자라나는 미움의 넝쿨을 잘라낸다

독버섯이 이 땅에 난 부끄러움을 크게 느끼고
황급히 자신이 태어난 부서진 돌틈새로 숨도록
슬며시 길을 열어 비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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