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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  | |
| 박노자의 노르웨이 보고서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통해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했던 박노자의 두 번째 책이다. 그는 새 책에서 북유럽식 사회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노르웨이 사회를 속속들이 보여주면서 우리 사회를 향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 있는 박노자 교수는 ˝외세의 군사적 지배와 국내의 군사주의, 국내와 자본 등과 힘들게 맞서고 있는 국내의 뜻있는 이들에게 일종의 참고자료를 제공˝하고 ˝노르웨이 민중운동의 경험, 노르웨이를 포함한 북유럽 나라에 뿌리를 내린 사회민주주의의 명암, 국제적 착취체제의 구성 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리기 위해˝ 책을 내게 되었다고 머리말에 적고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 박노자는 영화 <춘향전>에 흠뻑 빠져 ´코레야´를 동경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2001년 귀화를 했다. 그가 그 동안 보여준 한국에 대한 사랑은 대단했다.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애정 어린 한국사회 비판 칼럼을 써왔고, 이는 큰 울림이었다. 또 단행본 「당신들의 대한민국」(한겨레신문사 펴냄)을 펴내 ´토종 한국인보다 한국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임을 입증했다.
그의 두 번째 책인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를 보면서 박노자 교수의 노르웨이 체험담은 내 상상력의 한계를 날려버렸다. ´지구에 이런 사회도 있었구나´하는 탄식과 함께.
박노자 교수도 말하고 있듯이 우리 나라와 노르웨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침략을 당해 강제로 변화를 겪은 서구 밖의 세계와 침략으로 치부한 서구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느냐는 거다.
그렇다면 노르웨이도 제국주의적 침략과 관계가 있단 말인가? 결론적으로 1905년 독립을 한 노르웨이도 서구 국가들의 침략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
노르웨이 사람들은 1890년 처음 조선에 들어왔고, 한국의 근대적 지식인들을 매판화 친미화하는 데 앞장 선 미국 선교사들의 보조원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천과 원산 등 개항장에서 악명을 떨치던 ´치외법권´을 향유하는 등 초법적인 특권을 누렸다고 한다.
한국과 노르웨이의 역사적 관계는 이쯤 해두고, 박노자 교수가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노르웨이 사회를 살펴보자. 그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이 책의 제목인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는 것.
아무리 위아래가 없다손 치더라도 박노자 교수가 체험한 노르웨이의 평등한 인간관계는 나의 상상력을 넘어선다. 학교에서는 교수와 학생을 구별할 수 없으며, 버스 운전수가 교수나 고위 관료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 등 노르웨이의 사회민주주의는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그래서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의 홍세화가 전해준 프랑스의 ´똘레랑스´와는 또 다른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를 대리체험하는 일은 새롭다.
그러나 박노자 교수는 노르웨이의 풍요롭고 평등한 사회의 이면에 제3세계의 착취가 숨어있음을 지적한다. 그들이 누리는 삶의 질에는 중국을 비롯한 제3세계 노동자들의 노동착취의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를 냉철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주는 울림은 크다.
by리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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