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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혁명 |  | |
| 화투나 트럼프카드가 없는 집이 있을까? 물론 왠지 꺼림직하여 잘 보이지 않는 어느 구석에 꼭꼭 감춰두고 있기는 하겠지만. 초등 3학년 때 아빠와 포커를 했다. 로얄스트레이트플러쉬에서 원페어, 노페어까지 그 영어로 된 9가지 순위를 외우느라 1주일이 걸렸던 기억이 난다. 왜? 초등학생이 그런 거 하면 안된다고 법에 있나? 30개월이 지난 아들이 화투를 찾아내서 온방안에 던져놨다. 알록달록한 그림이 마음에 드는지 한장한장 들여다보기도 하고 한장씩 던져 보기도 하더니 숫자세기 놀이를 하자고 귀찮게(?) 군다. 원, 투, 쓰리... 또, 하나, 둘, 셋... 또, 일, 이, 삼... 또, 숫자 뒤의 ´또´는 아들이 또 하자고 요구하는 외침이다. 하겠다는데 무에 말리랴. 나는 포커나 화투(주로 고스톱이겠지만)를 잘 하지는 않는다. 무릅 아파 허리 아파 어깨 아파 눈 따가워... 하자고 하면야 잘 한다고 자부하지만 - 내 스스로는 냉철한 승부사라고 믿는다 - 무에 열정처럼 다른 거 할 일도 많은데 말이다. 아들이 화투를 들고 숫자놀이를 한다고 해서 께림직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걸 말하기 위해 서두가 길었다. 아들을 위해 단소, 하모니카, 탬버리, 팬플룻, 기타를 구입했다. 곧 장구 같은 타악기류와 디지털 피아노를 구입하려고 한다. 그걸 가르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소리를 꾸준히 들려 주려고 한다는 거다. 기타줄 튕기는 재미가 여간한게 아닌 듯 싶다. 아빠보고 단소 불어달라고 하는 걸 보니 필이 꽂힌 듯 싶다. 아들과 밀가루 반죽을 같이 하고 밀대로 밀고 수제비도 직접 떼어넣게 하는 것도 한다. 설겆이 할 때 옆에서 물장난도 치게 한다. 물론 걸레질도 자기가 하겠다고 해서 시켜 준다.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을 뿐더러 시간은 서너배가 걸린다. 진공청소기도 꼭 같이 붙어서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는 아들. 공간이 만족스럽지 못해 간단한 책꽃이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지만 그래도 못질하고 드라이버돌리는 걸 보면 꼭 같이 드라이버 돌려 보겠다는 아들은 크래프트 실습을 하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엄마 아빠는 문화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무엇이든 그 문화센터의 과목이 될 수 있다. 눈치와 배짱을 배우는 고스톱인들 과목이 안되겠는가? (좀 지나치긴 하는 것 같지만... 이해해달라) 지하철을 타고 갈 때 구걸(?)하는 사람의 바구니에 동전을 넣는 것도 그 과목이 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이책의 영향이 아니더라도 쓸데없이 아무 때나 이쁘다느니 착하다느니 하는 말을 해 주지는 않았다. 요즘같은 세상에 착한 것이 뭐 그리 쓸모가 있나? 적당히 악해지는 법도 가르쳐야만 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게 어떤건지 잘 몰라서 아직 못가르치지만. 그 1분이 갖는 상징성에 대해서 독자는 알아야 하겠다. 딱 1분을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그 1분이라는 시간 동안 얼마나 사람이 지극히 냉정하고 냉철해질 수 있는지 우선 그것을 인지해야 이 1분 혁명이라는 책의 진가를 느끼고 실천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화를 억누를 수 있는 시간이요 분노를 삭일 수 있는 시간이며 하냥 달떠서 애에게 근거없는 칭찬을 늘어놓지 않을 수 있게끔 열기를 가라앉힐 수 있는 시간이 그 1분이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1분 동안 참는 여유를 원한다는 시니피에를 읽어줘야겠다. 화투 이야기는 이 책과는 그리 연관성이 없어보이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것이다. 1분 혁명의 요지는 눈높이를 맞추라는 것이다. 아이에게 신기해 보이고 즐거워질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이 그 아이의 감성에 크나큰 역작용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면 충분히 수용가능하다는 오픈마인드가 부모에게는 눈높이라는 것으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이제 엄마 아빠가 문화센터를 만들어줘야 한다.
by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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