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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무
지난 번에 신경림 시인의 씻김굿에 이어서 이번에 농무를 읽게 되었다. 누구나 한 사람의 작품을 탐독하게 되면 그 사람의 살아온 과정이라든가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만, 특히 신경림님의 시는 ´민중´과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 토로한 그의 시 세계가 무척이나 가슴에 와 닿지 않았나 싶다. 시는 산업화의 거센 물결로 인해 급속도로 와해되어 가던 1970년대 초반의 농촌을 배경으로 농민들의 한과 고뇌를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농촌의 절망과 농민의 울분을 고발, 토로하고 있으면서도, 그 울분이 선동적이거나 전투적인 느낌으로 발전되지 않는다. 그것은 ´날라리를 불´고 ´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드´는 ´신명´으로 끝나는 작품 구조에 의해서 교묘한 역설과 시적 운치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시는 울분과 절망을 정반대의 ´신명´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농민들의 처절한 몸짓을 통해 그들의 아픔이 역설적으로 고양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 70년대와 80년대는 우리나라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모든 분야에 있어서 과도기의 힘든 몸부림의 시기였다. 그러한 시대에 누구든지 ´민중´에 대한 모습을 표현한 작품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민중´과 농민에 대해서 그려낸 신경림의 시는 민중이 잡초에 비유되는 만큼 잡초가 자랄수 있는 농촌이 도시보다는 그의 세계를 더욱 잘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이 어떠하든간에 우리 모두는 ´민중´이라는 명사속에 생동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신경림의 시는 그러한 자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by 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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