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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신부 |  | |
| 소설 「낙신부」는, 삼국지를 익히 읽어본 사람들조차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조연(助演)들의 이야기입니다. 삼국지라고 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결점 없는 책사의 권모술수나 건곤일척의 특출난 장수들의 무용담 등 이른바 군웅이 할거하는 장편 역사 소설을 기대한다면 이 책을 사보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 글은 애정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형수와 시동생의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따지고 보면 불륜을 다룬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가가 풀어 가는 그들만의 사랑 이야기는, 소재에서 일어나는 추잡스럽고 발칙한 상상들을 오히려 부끄럽게 만듭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어느덧 그들의 애절한 사랑에 마음이 쓰리게 되며, 가혹한 운명을 탓하게 됩니다. 이 글은 비록 1,800년 전에 실존했던 인물들의 과거사를 다루고 있다고는 하나, 시공을 뛰어넘어 오늘날의 독자들로 하여금 마치 자기 자신이 갈등의 중심에 선 당사자가 된 냥 함께 웃고 함께 울게 하는 묘한 마력을 발휘합니다.
소설 「낙신부」의 제목은, 소설 속의 주인공이기도 한 조식의 작품 「낙신부」에서 그 제목을 취한 것입니다. 이선주『문선(文選)』에 실린 조식의 「낙신부」에는 아래와 같은 기록이 실려있습니다. (※ 문선은 중국 육조 시대 소통이 저술한, 저명한 문학 선집입니다. 당대 이선이 주한 문선은 오신주 본와 함께 가장 권위있는 저본의 하나입니다.)
<위의 동아왕 조식은 한말에 견일의 여식을 탐하였으나, 결국은 그 뜻을 이룰 수 없었다. 태조 조조가 (원정에서) 돌아와 오관중랑장 조비에게 주니, 식이 몹시 불평하여 밤낮으로 그리워하여, 침식을 폐하였다. 황초 연중에 조식이 입조하였을 때, 문제 조비가 식에게 견후의 옥루금대침을 보여주니, 식이 그것을 보고 저도 몰래 눈물을 흘렸다. 이 때 견후는 이미 곽후에게 참소를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 <중략> 식이 (봉지로) 돌아감에, 환원을 지나갈 즈음 막 낙수가에서 쉬며 견후를 생각하였다. 홀연 한 여인이 나타나 말하기를, <중략> 말을 마치자, 마침내 다시는 그 있는 곳을 볼 수 없었다. <중략> 희비가 교차함을 스스로 이길 길 없어 이에 감견부를 지었다. 후에 명제(조비와 견후의 아들)가 이를 보고, 낙신부라 개명하였다.>
소설 「낙신부」는 위와 같은 이선주에 착안하여 저술한 소설입니다. 물론 조식의 낙신부에 얽힌 위와 같은 저작 배경에 대해, 학계에서 그 이설이 분분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에 비해 조식의「칠보시」는 그 유래가 『세설신어』이긴 합니다만 이미 소설 삼국지에도 인용되어 조식과 조비, 두 형제간의 갈등을 표현한 대표적인 시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소설 낙신부 종장에도 실려있는 조식의「부평편」이란 시는, 실제로 조식이 형수인 견희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한 시이며, 칠보시에 비해서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하나, 학계에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바입니다.
by 리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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